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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따스한 추억 속으로 떠나는 도로를 달리다

  • 글·구성 = 뉴스콘텐츠팀 성열휘 기자
기사입력 2016.11.14 19:28
  • 따스한 추억이 떠오르는 겨울. 추억에 잠들고 싶어 서울 근교에 있는 경기도 양평 남한강에 갔다. 사계절 내내 그 자리를 변함없이 지키고 있는 강줄기, 몸을 가린 이파리를 모두 떨구고 맨몸을 드러낸 나무와 산, 세월이 흘러가듯 저 멀리 떠나가 버리는 구름이 봄을 애타게 기다리는 것 같아 안타깝고 애처롭다. 벌써 올해가 그리워지는 겨울이다. 온몸이 움츠려지는 차가운 바람으로 춥지만 올해의 추억을 생각하니 마음은 따뜻하다.

  • 앞에 펼쳐진 풍경에서 추억을 만나다

    뼛속까지 느껴지는 찬바람으로 따뜻한 아랫목과 군고구마 생각나는 계절이 돌아왔다. 가을에 느낄 수 없는 이 계절만의 매력인 추억의 따스함과 정을 느끼고 싶어 가까운 경기도 양평 남한강으로 드라이브를 떠났다. 물론 편안한 파트너인 혼다 뉴 어코드와 함께. 서울 잠실에서 내비게이션을 설정했다. 소요 시간 1시간. 가만히 서 있으면 추위에 온몸이 떨리는 오전, 한강을 따라 달리다 보면 어느새 히터와 햇볕이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녹여 포근해진다. 햇볕과 히터가 고마워지는 겨울 드라이빙. 패밀리 세단 뉴 어코드는 일반도로에서 편안한 주행감을, 고속도로에서는 나쁘지 않은 가속력을 선사한다. 특히 시골 도로의 향기를 취하는 곳에서 이만한 친구도 없을 것이다. 겨울의 풍경과 함께 옛 추억에 흠뻑 빠지며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통영대전중부고속도로를 질주해 남한강에 도착했다.

    남한강은 한강의 본류로 강원도 태백시의 대덕산에서 발원해 충청북도 동북부와 경기도 남부를 흘러 양평군 양수리에서 북한강과 합류해 한강으로 흘러드는 강이다. 그중에서도 양평쪽은 서울에서 그리 멀지도 않고 북한강과 남한강이 함께 그려내는 수려한 경치로 유명하다. 게다가 경치를 바라보며 차 한잔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예쁜 카페들도 즐비해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이런 이유로 자동차 업체들의 시승 코스로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 드라이브는 양평 일대에서 이루어졌다. 첫 번째 코스는 강남로이다. 달려 보면 끝이 보이지 않는 평화로운 강, 세차게 부는 바람 소리, 후회 없이 살고 기나긴 잠을 청하는 벌거벗은 나무·산·밭 등이 왠지 모르게 추억으로의 여행을 떠나게 한다. 높고 세련된 건물과 북적북적한 사람들 틈에서 쉴 틈 없이 살아가는 도심을 벗어나 조용하고 몇 년이 지나도 변함없는 여유로운 도로를 만나니 근심 걱정이 없어지기 때문. 여기에 요즘 푹 빠진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OST '걱정말아요 그대'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니 학창 시절이 풍경에 영화처럼 그려져 더 그렇다. 특히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가사에서는 친구들과 함께 고속버스를 타고 놀러 가던 학창 시절이 떠오른다.

    지금과 비교하면 참 힘들게 놀러 다녔던 시절이지만 현실적인 문제에서 벗어나 아무 생각 없이 마음껏 즐겼던 시절이라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때를 생각하면 입가에 미소가 절로 나온다. 풍경과 추억에 잠길 수 있었던 건 차량도 한몫한다. 차량은 진동과 소음이 없고, 승차감은 편안해 생각도 여유롭다. 차체의 반응은 부드럽고 경쾌하며, 과속 방지턱을 지날 때는 흔들림이 약간 있지만 부드럽게 잘 넘어간다.

  • 양근대교길 방향으로 좌회전하면 양근대교가 나온다. 소박하지만 멋스러운 이 대교는 제2양평대교라고도 불리며, 1997년 개통됐다. 양평대교에서 한강 하류쪽으로 약 700m 떨어져 있고 왕복 2차선 도로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주변 경치와 조화를 이루기 위해 교량 중앙부에 용문산을 상징하는 산 모양의 구조물이 세워져 있다.

    구조물에서 잠시 창문으로 하늘을 바라보았다. 높은 하늘 위에 떠 있는 구름이 거센 바람으로 저 멀리 떠나간다. 마치 올해의 시간을 빼앗아 가는 것처럼. 내년이 멀기만 느껴졌는데 세월이 흐를수록 시간은 더 빨리 지나가는 것 같아 슬프다. 하지만 울진 않는다. 몸과 마음은 더 성숙해지니깐 말이다. 이후 대교가 끝나는 지점에서 좌회전하면 양근로와 경강로가 이어진다. 이 도로는 중부내륙고속도로로 빠져나가는 도로다 보니 차량들이 많아 한가롭기보다는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도심 느낌이다. 그렇기 때문에 속도를 내어 무리한 운전을 하는 것보다 안전 운전과 속도로 풍경을 즐기는 드라이브를 권장한다.

  • 맑은 날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진경

    경강로 시작 지점에서 878m 이동하다 보면 아신교차로가 나오는데 여기서 우회전하면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만날 수 있다.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과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을 잇는 왕복 4차선인 이 고속도로는 기존 경부고속도로 서울-대전 구간과 중부고속도로의 교통량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대구 이북 중부 내륙지역의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개통됐다. 시원하게 쭉 뻗은 고속도로는 바라만 봐도 가슴이 뻥 뚫린다. 그리고 산과 구름, 안개가 어우러져 빚어내는 풍광은 맑은 날씨에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진경이 펼쳐진다. 산 밑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집들, 굴뚝에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밥 짓는 연기 등은 어릴 적 시골에 찾아갔던 풍경을 회상하게 해 마음마저 포근하다. 추억의 향수에서 벗어나 속도를 내어보았다. 고속에서는 가속력이 폭발적이진 않지만 만족스럽다. 서스펜션은 단단하고 브레이크도 민첩하게 반응해 안정적이다. 풍절음(차와 바람이 부딪쳐 나는 소리)도 상대적으로 잘 잡았다.

  • 경기도 양평 남한강의 겨울은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끝이 보이지 않는 평화로운 강, 몇 년이 지나도 변함없는 여유로운 도로, 산·구름·안개가 어우러져 빚어내는 풍광, 집 굴뚝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밥 짓는 연기를 만났기 때문이다. 거리상으로 멀지 않은 곳에서 어릴 적 친구를 만나듯 추억을 만나니 마음은 먼 여행을 떠나는 느낌이라 추운 겨울이지만 가슴 한구석이 따뜻해진다.

  • 글·구성 = 뉴스콘텐츠팀 성열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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