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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며느리 피부를 태우는 건 ‘햇빛’일까? ‘햇볕’일까? ‘햇살’일까?

기사입력 2019.03.07 13:39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봄에는 며느리 밭일 시키고 가을에는 딸 밭일 시킨다’는 말이 있다. 기온이 비슷해도 봄철 야외활동이 가을보다 피부에 좋지 않다는 뜻이다. 실제 봄에는 가을보다 일사량이 1.5배 정도 많고, 자외선지수도 높아 피부가 검게 타거나 기미, 주름살이 생기기 쉽다. 기상청 관측자료에 따르면 피부 노화를 부르는 자외선 A는 3~4월에 급격히 높아져, 5~6월에 최고치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문득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봄에 밭일 나간 며느리의 피부를 검게 태우는 건 ‘햇빛’일까? ‘햇볕’일까? ‘햇살’일까?

    ‘햇빛’, ‘햇볕’, ‘햇살’은 모두 해와 관련된 현상을 이르는 우리말로, 그 뜻과 쓰임이 조금씩 다르다.

    ‘햇빛’은 ‘해’와 ‘빛’이 합쳐진 말로, ‘해의 빛’을 뜻한다. ‘빛’은 시각 신경을 자극하여 물체를 볼 수 있게 하는 일종의 전자기파다. 따라서 ‘햇빛’도 ‘햇빛이 비치다’, ‘햇빛이 가리다’, ‘햇빛이 흐리다’, ‘이슬이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인다’ 등과 같이 시각적인 현상을 나타낼 때 사용된다. 이외에 ‘햇빛’은 “살아생전에 그의 소설은 햇빛을 보지 못하고 묻히고 말았다”와 같이 세상에 알려져 칭송받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사용하기도 한다.

    ‘햇볕’은 ‘해가 내리쬐는 뜨거운 기운’, 즉 태양에서 나와 지구에 도달하는 에너지인 ‘태양열’이다. 뜨거운 열로 피부를 따갑게 하거나, 피부를 검게 태우는 것은 모두 ‘햇볕’이다. ‘햇볕’은 ‘햇볕이 뜨겁다’, ‘햇볕에 그을리다’, ‘햇볕을 받다’, ‘햇볕을 쬐다’, ‘햇볕이 내리쬔다’와 같이 사용할 수 있다.

    ‘햇살’은 ‘해가 내쏘는 광선’이다. ‘광선’은 빛 에너지가 전파되는 직선의 경로를 나타내는 것으로 ‘빛의 줄기’라고 할 수 있다. 즉, ‘햇살’은 ‘햇빛’이 전달되는 경로인 햇빛의 줄기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으며, ‘햇살이 퍼지다’, ‘햇살이 가득하다’, ‘햇살이 문틈으로 들어왔다’ 등과 같이 쓸 수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햇살’이 ‘해에서 나오는 빛의 줄기. 또는 그 기운’이라고 풀이되어 있다. ‘햇살’이 ‘해가 내쏘는 광선’ 외에 ‘햇볕’과 같은 ‘해의 기운’이라는 뜻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햇살’은 ‘따가운 여름 햇살’, ‘햇살이 따뜻하다’와 같이 ‘햇볕’과 유사하게 쓰이기도 한다.

    우리말에는 ‘햇빛’, ‘햇볕’, ‘햇살’ 외에도 해와 관련된 현상을 이르는 단어가 많다.

    ‘햇발’은 사방으로 뻗친 햇살을 뜻한다. ‘햇귀’는 해가 처음 솟을 때 퍼지는 빛이다. ‘햇덧’은 해가 지는 짧은 동안을 나타내며, ‘햇무리’는 햇빛이 대기 속의 수증기에 비치어 해의 둘레에 둥글게 나타나는 빛깔이 있는 테두리를 뜻한다.

    해가 막 솟아오르는 것을 나타내는 ‘해돋이’와 해가 막 넘어가는 것을 나타내는 ‘해넘이’, 그리고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는 일이나 그런 때를 나타내는 ‘해거름’도 있다. ‘해거름’은 해넘이보다 조금 앞선 때를 가리킨다. 이외에 ‘해가 질 때까지‘를 뜻하는 부사 ‘해껏’도 해와 관련된 우리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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