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기', '쁘라삐룬', '마리아', '매미' 등 태풍의 이름을 살펴보면 이국적이면서 생소한 이름이 많다. 태풍의 이름은 나라별로 10개씩 제출한 명칭을 돌아가면서 사용하는데, 저마다 특별한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가 제출한 태풍 이름은 인터넷 공모를 통해 개미, 나리, 장미 등 주로 작고 순한 동물이나 식물 이름으로, 태풍이 온화하게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현재 한반도로 북상하는 태풍 '야기' 등 다양한 태풍의 이름에 담긴 뜻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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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속'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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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등 가장 최근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끼친 태풍 '쁘라삐룬'은 태국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고대 인도신화에 나오는 물의 신인 '바루나'의 태국어 명칭이다. 그리고 태국은 천둥의 천사를 의미하는 '메칼라'라는 이름도 제출했다.
중국은 유독 태풍 이름에 전설 속 생명체나 신의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많다. 중국이 제출한 10가지 이름 중 3가지가 신을 의미하는 것인데, 바다의 신 '하이선', 바람의 신 '펑선', 번개를 관장하는 여신 '뎬무' 총 3가지이다. 또한, 전설 속 생명체인 옥토끼를 의미하는 '위투', 손오공을 의미하는 '우쿵', 하얀사슴을 의미하는 '바이루'가 있다.
필리핀 제도 동쪽에 위치한 미크로네시아가 제출한 태풍의 이름에도 신과 전설에 관련된 명칭이 많다. '에위니아'는 폭풍의 신을 의미하며, 전설속의 여신을 의미하는 '실라코', 유명한 전사의 이름인 '네파탁'을 비롯해 전설 속의 족장을 칭하는 이름인 '솔릭'과 전설 속의 추장을 의미하는 '사우델로르'가 있다. -
'강력한' 태풍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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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의 강력함을 의미하는 이름을 제출한 나라도 있다. 필리핀은 제출한 총 10개의 단어 중 7개가 날카로움, 잔인한, 강력함 등 강한 느낌의 단어들이다. '말릭시'는 빠름을 의미하고, '하구핏'은 채찍질, '루핏'은 잔인함, '탈라스'는 날카로움, '시마론'은 야생 황소, '하기비스'는 빠름, '말라카스'는 강력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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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적'인 태풍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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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폭우, 폭풍 등 직관적인 이름을 제출했다. 폭우를 의미하는 '마트모'와 폭풍 구름을 의미하는 '아타우', 폭풍을 의미하는 '에어리'가 있으며, 마셜군도 원주민어로 스톰을 의미하는 '란'도 사용 중이다. 태국은 번개를 의미하는 '앗사니'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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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자리'로 지은 태풍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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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제출한 10개의 태풍 이름이 모두 일본에서 관측할 수 있는 별자리이다. '덴빈'은 천칭자리, '우사기'는 토끼자리, '간무리'는 왕관자리, '곳푸'는 컵자리, '도카게'는 도마뱀자리, '야기'는 염소자리, '가지키'는 황새치자리, '구지라'는 고래자리, '곤파스'는 컴퍼스자리, '하토'는 비둘기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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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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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대한민국은 상징적인 단어나 추상적인 단어 대신 동물, 자연의 의미를 가진 단어들을 제출했다. 대한민국은 장미, 고니, 너구리, 노루 등이며, 북한은 기러기, 도라지, 버들, 노을 등이다. 우리나라에서 제출한 명칭인 '나비'는 2005년에 일본을 강타하면서 엄청난 재해를 일으켜 '독수리'라는 이름으로 변경되기도 했다.
- 김경희
- 임소민 tongplu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