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폴란드에서 일어난 독특한 논란이 세계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투션(Tuszyn)이라는 도시의 시의회에서 몇몇 의원들이 ‘하의를 입지 않았고, 성 정체성이 의심스럽다’는 이유로 만화캐릭터 ‘곰돌이 푸’의 사용 금지를 주장했기 때문이다. 당시 ‘곰돌이 푸’는 폴란드에 새로 지어지는 놀이시설의 마스코트로 지정될 예정이었다.

‘곰돌이 푸’는 1926년 발표된 영국의 동화 작가 A.A. 밀른의 동화 주인공이다. 밀른이 아들 크리스토퍼 로빈을 위해 쓴 동화 ‘곰돌이 푸’는 1977년 월드 디즈니 프로덕션에서 애니메이션 영화로 제작되어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다.

국내에서 ‘곰돌이 푸’는 ‘하의실종 패션의 종결자’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곰돌이 푸만 ‘하의실종 패션’을 뽐내는 건 아니다. 1943년 ‘미키의 연극 구경’으로 데뷔한 ‘도널드 덕’ 역시 오래된 하의실종 패션 추종자다. ‘네모바지 스폰지밥’의 캐릭터 문어 ‘징징이’도 티셔츠만 즐겨 입는다.

‘곰돌이 푸’와 반대로 상의 실종 패션을 고수하는 캐릭터도 있다. 1928년 등장해 20세기 디자인 아이콘으로 손꼽히는 ‘미키 마우스’는 검은 몸을 돋보이게 하는 빨간 바지와 흰 장갑, 노란 신발을 착용하지만, 상의는 대부분 입지 않는다.

1952년 세상에 소개된 ‘아톰’도 검은 팬티에 빨간 부츠가 기본 의상이다. 아톰은 옷뿐만 아니라 뾰족한 머리 모양까지 ‘미키 마우스’와 많이 닮았는데, 아톰의 작가 ‘데즈카 오사무’는 이에 대해 ‘아톰이 미키마우스와 피노키오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 파란색 피부의 ‘스머프’는 하얀 바지와 모자만 착용하며, 미니언즈는 평소 상의 없이 멜빵 청바지만 즐겨 입는다. 스폰지밥의 또 다른 캐릭터인 불가사리 ‘뚱이’는 ‘징징이’와 반대로 바지만 즐겨 입는다.

동물이 아닌 사람 캐릭터 중에는 정글에 사는 ‘타잔’과 ‘모글리’, 아기공룡 둘리의 ‘희동이’가 드물게 상의를 입지 않은 캐릭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