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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우리말] 어머니 살아계실 적에는 부르지 못할 ‘어머님 은혜’

기사입력 2018.04.24 17:34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높고 높은 하늘이라 말들 하지만 / 나는 나는 높은 게 또 하나 있지 / 낳으시고 기르시는 어머님 은혜 / 푸른 하늘 그보다도 높은 것 같애”

    5월이면 많은 이가 한 번쯤은 흥얼거리는 노래가 있다. 초등 교과서에도 실린 동요 ‘어머님 은혜’다. 이 노래는 어머니를 그리는 수많은 동요 중에서도 가장 많이 애창되는 곡이라 알려졌지만, 표준언어예절에 따르면 어머니가 살아계실 적에는 부르지 못할 곡이다. 나를 낳아주신 친어머니는 돌아가신 다음이나 편지를 쓸 적에만 ‘어머님’이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님’은 그 대상을 높이고 존경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이긴 하지만, 친부모에게는 예외적이다. 자칫 부모와 자식 사이에 너무 거리감을 느껴지게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친아버지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살아계신 나의 아버지를 부르거나 가리킬 때 쓰는 올바른 호칭과 지칭은 ‘아빠’ 또는 ‘아버지’다. 부모님을 더욱 높인답시고 ‘-님’을 붙였다가는 오히려 ‘부모님’을 돌아가신 분으로 취급하는 누를 저지르게 된다. 참고로 ‘아버님’ 대신 쓰는 ‘선친(先親)’이란 표현은 돌아가신 아버지를 남에게 지칭할 때 쓰는 말이다.

    친부모가 아닌 법률상의 부모는 ‘아버님’, ‘어머님’이라 부르는 것이 예의에 맞다. 사위는 장인, 장모를 ‘아버님’, ‘어머님’이라고 불러야 하며, 며느리는 시아버지를 ‘아버님’, 시어머니를 ‘어머님’ 또는 ‘어머니’라고 부르는 것이 전통적인 경칭이다. 과거에는 며느리도 시어머니를 ‘어머님’이라고만 불렀지만,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고 대화하는 시간이 많은 친근한 대상이라는 이유로 ‘어머니’라는 호칭도 인정했다.

    이외에 계부와 계모, 친구의 부모 등에게도 ‘아버님’, ‘어머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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