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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은행도 있어? 돈 없는 이색 은행

기사입력 2018.04.04 10:21
‘은행’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돈’이다. 은행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사람들이 맡긴 돈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돈이 없는 은행도 있다. 이들 은행은 돈이 아닌 것을 취급할 뿐, 은행에 보관했다 필요할 때 꺼내 쓴다는 점에서는 일반 은행과 다름없다. 그렇다면 돈 없는 이색 은행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돈 없는 다양한 이색 은행을 소개한다.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유전자 보존을 위한 생물 은행

    종자 은행’은 여러 식물 종자를 장기간 저장해 품종 보존을 하고, 필요할 때 꺼내 쓰기 위해 만들어진 은행으로, ‘씨앗 은행, 씨드 은행’이라고도 한다. 현재 세계 각국은 종자 은행을 통해 자국 종자를 보호하고, 새로운 종자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 꽃가루은행 /사진=농촌진흥청
    ▲ 꽃가루은행 /사진=농촌진흥청

    꽃가루 은행’은 과수농가의 고품질 과실생산과 결실안정 지원을 위해 인공수분용 꽃가루를 보관하는 은행이다.

    담수생물자원은행’은 바이오산업의 필요한 유용한 산업 소재 발굴을 위해 조류(algae), 세균류, 균류 배양체 등 다양한 담수생물자원의 배양체 및 추출물을 보관, 분양한다.

    세균, 진균, 바이러스 등 병원체를 보존하는 ‘병원체자원은행’도 있다. 이곳에 저장된 병원체는 보건의료 연구를 위해 사용된다.

    신체 조직을 보관하는 인체 은행

    정자은행’과 ‘난자 은행’은 사람이나 동물의 정액과 난자를 인공수정에 사용하거나 연구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채취해 냉동 보관한다. 사람이나 동물의 배아(수정란)를 동결 보존하는 ‘수정란 은행’도 있다.

    뇌 은행’에는 다양한 뇌 질환을 가진 뇌를 보관하며, 뇌 질환의 원인과 뇌의 기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다.

    탯줄 은행’에서는 아기가 질병에 걸릴 것을 대비해 탯줄에서 뽑아낸 제대혈을 보관한다. 제대혈에는 혈액 성분을 새롭게 만드는 조혈모세포와 몸의 조직과 장기를 만드는 기본 세포인 줄기세포가 있기 때문이다.

    사랑니나 치아 교정 등으로 뺀 치아를 특수 처리해 보관하는 ‘치아 은행’도 있다. 치아 은행에는 치아를 가루로 만들어 보관하며, 필요할 때 꺼내 식염수와 섞어 찰흙처럼 만들어 사용한다.

    안구은행’은 기증받은 안구 조직을 보관했다 필요한 이에게 이식하거나, 눈에 관한 연구에 사용한다.

    혈액은행’에서는 수혈이 필요한 환자에게 안정적인 혈액 공급을 위해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 혈액 성분을 보관한다.

    크론병 등 만성 장내 감염증 환자들을 위한 ‘대변 은행’도 있다. 이곳에서는 기증받은 대변에서 건강한 장내 유익 세균을 배양해 장 속의 유익한 균이 약해지거나 없어져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이식해주고 있다.

    벌금형 낼 돈이 없는 사람에게 돈 빌려주는 장발장 은행

    장발장 은행’은 일반 은행과 달리 돈을 맡아두거나 쌓아두지 않는다. 단지, 벌금형을 선고받고 벌금을 낼 형편이 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줄 뿐이다.

    이 은행은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의 주인공 장발장처럼 죄질이 나쁘거나 위험해서가 아니라 생계 곤란 등의 이유로 벌금을 낼 형편이 못 되어 교도소에 갇히는 사람 수를 줄이자는 취지로 설립됐다.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은행은 기부금을 받아 운영되며, 1인당 최대 3백만 원까지 대출된다. 자체 심사를 통해 대출자를 선별하긴 하지만, 일반 은행과 같은 신용조회나 이자, 담보는 없다. 소년소녀가장, 미성년자, 기초생활보장법상 수급권자와 차상위 계층은 심사 우선 대상이다.

    2018년 3월 기준 장발장 은행에는 5,401명의 개인, 단체, 교회 등이 후원한 8억2천여만 원의 기부금이 적립되었으며, 44차에 걸쳐 총 558명에게 10억여 원을 빌려줬다. 현재 대출금 상환 중인 사람은 285명, 전액 상환은 86명으로 총 상환금은 약 2억5천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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