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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리즌'은 황당한 설정이다. ‘밤이 되면 죄수들이 밖으로 나가 대한민국의 완전범죄를 만들어내는 교도소’란 가정하에 만들어진 영화이기 때문이다. 모든 범죄를 계획하고, 그래서 완전범죄로 만들고, 돈을 모으고, 또 자기 마음대로 세상과 사람을 움직이고 싶었던 감옥에서 살고 있는 어리석은 죄수에 관한 영화 ‘프리즌(2017)’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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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소니, 증거인멸, 경찰 매수의 죄목으로 감옥에 간 유건(김래원 분)은 그 교도소의 권력 실세이자 왕으로 군림하는 범죄자 익호(한석규 분)를 만난다. 다혈질 성격의 유건은 우연한 기회에 익호의 눈에 띄어 함께 범죄를 계획하는 그룹에 속하게 된다.“넌 이 세상이
저절로 굴러가는 거 같지?
세상 굴리는 XX들은 따로 있어" -
모범수로의 석방도 거부하면서 범죄자뿐만 아니라 교도소 간수까지 움직이는 익호는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자신이고, 모든 것을 지배하는 황제가 바로 자신이라고 자부하면서 돈으로 사람을 매수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잔인하게 죽이고, 범죄를 은닉하고, 또 범죄를 계획하면서 살아간다.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감옥에서 황제로 살아가기 위해서 말이다.익호는 교도소에서 황제가 되어 살아가지만, 익호가 있는 세상은 결국 감옥이다. 그 어떤 자유로움도 없고, 단지 범죄자들과 간수들에게 군림하는 것 외에는 더 나은 삶이 없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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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호는 감옥에서 황제가 되어 봤자, 결국 죄수인 것을 깨달아야 했다. 그랬다면 그의 삶은 조금 덜 불행한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잔인함 속에서 잘못된 꿈을 꾸면서 살아가는 한 인간의 모습을 보면서 착잡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는 영화 ‘프리즌’은 세상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어했던 어리석은 한 인간의 이야기다.
- 이찬란 기자 chanl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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