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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로 의료봉사를 간 중년의 외과 의사 수현(김윤석 분)은 마을 노인에게 황금빛 알약 10개를 선물 받는다. 알약이 간절히 바라는 소원을 이루어줄 것이라는 노인의 말을 믿지는 않았지만, 호기심에 알약을 삼키고 잠이 든 수현이 다시 눈을 떴을 때 믿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그가 30년 전 과거로 돌아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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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 돌아간 수현은 30년 전의 젊은 자신(변요한 분)을 만나고, 자신이 미래의 수현임을 밝힌다. 젊은 수현은 혼란스러워하지만, 수현이 내미는 증거들을 통해 이 시간 여행자의 이야기가 사실임을 인정하게 된다.
30년 전 불의의 사고로 죽은 연인 연아(채서진 분)를 다시 보는 것으로 평생의 소원을 푼 수현은 과거의 자신에게 작별을 고하지만, 사건은 수현이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미래의 수현을 통해 연아의 운명을 눈치챈 젊은 수현이 연아를 살릴 방법을 알려주지 않으면 미래를 망쳐버리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젊은 수현은 목숨같이 사랑하는 연인을 구하기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현재의 수현은 과거가 바뀌면 연아를 잃은 후 얻은 소중한 딸이 사라질 수 있기에 과거를 섣불리 바꿀 수 없다. 각자 다른 이해관계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는 결국 둘만의 협정을 맺고, 시간여행을 반복하며 뒤틀린 운명을 수정하기 시작한다. 과연 이들의 계획은 성공해 행복한 결말을 맞을 수 있을까? -
만약 시간을 되돌릴 기회가 주어진다면, 인생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의 원작은 프랑스 작가 귀욤 뮈소의 동명 소설이다.
영화는 전 세계 30개국에서 베스트셀러 1위로 신드롬을 일으킨 소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세계 최초로 영화화했다는 것부터 화제가 되었다. 2007년 출간된 소설은 생생한 장면 구성과 역동적인 스토리, 퍼즐 같은 치밀한 구성으로 영화화에 최적화 된 작품으로 그동안 전 세계 여러 영화사의 제안을 받았지만, 자신의 작품을 영화화하는 것에 깐깐하기로 소문난 귀욤 뮈소가 번번이 그 제안들을 거절해왔기 때문이다.
2016년 영화는 원작의 유명세만큼 기대와 우려를 한 몸에 받으며 개봉했고,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
원작에 충실한 영화는 소설 특유의 재미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아니, 원작의 내용을 적절하게 압축해 소설보다 더 경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영화는 원작의 배경인 샌프란시스코를 부산으로, 비행기를 기차로, 와이너리를 한라봉으로 바꾸는 등 다양한 부분을 한국에 맞게 재설정함으로써 프랑스 소설과 한국 영화 사이의 이질감을 없애는 데 성공했다. 이로 인해 원작과 영화를 모두 본 이들에게는 두 작품 간의 다른 점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게 안겨준다.
물론 영화에 대한 기대만큼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들도 많다. 시간여행을 주제로 한 기존의 영화와 차별화되지 못한 구성과 특색 없는 로맨스, 감동의 부재 등이 그 이유다. 영화가 ‘흡연의 폐해를 알리는 영화’, ‘김윤석의 로맨스를 볼 수 있는 희귀 영화’로 왕왕 회자하는 것도, 관객의 충분한 공감을 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원작, 영화 모두 가볍게 보기 좋다. 소설과 영화는 어느 것을 보더라도 기욤 뮈소 특유의 맛깔스러운 재미를 보장하기에, 이왕이면 영화와 소설을 모두 보고 그 차이를 찾는 재미도 느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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