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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면 둥실 떠오르는 달은 매일 조금씩 모습을 바꾼다. 달에 비치는 태양 빛의 각도, 지구에서 달을 보는 각도, 달의 위치 등에 따라 지구 주위를 도는 달의 그림자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달은 모습이 보이지 않는 삭을 지나 서쪽에서 동쪽으로 위치를 옮겨가며 차고 이지러지는데, 그 모습에 따라 초승달, 반달, 보름달, 그믐달 등으로 달리 불린다. 이중 사람들이 가장 헷갈리는 것이 초승달과 그믐달이다. 판박이처럼 얇은 눈썹 모양을 한 초승달과 그믐달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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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과 그믐달을 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달의 삭망 주기를 한 달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음력 날짜를 확인하는 것이다. 달은 달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삭으로 시작해 상현달-보름달-하현달-그믐달 순으로 모습을 바꾼다. 초승달은 음력 3~4일경 뜨는 눈썹 모양의 달이다. 그믐달은 음력 27~28일 즈음에 볼 수 있다. 서양에서는 초승달을 새달이라고 해서 New Moon, 그믐달을 오래된 달이라 해 Old Moon이라고 부른다.
초승달과 그믐달은 달이 뜨는 시간으로도 알 수 있다. 아침에 떠서 저녁에 서쪽으로 지는 초승달은 초저녁 서쪽 하늘에 낮게 떠 있다 금세 사라진다. 새벽녘에 뜨는 그믐달은 해가 뜨기 직전 동쪽 하늘에 잠깐 나타났다 날이 밝으면 금방 시야에서 사라진다. -
초승달과 그믐달은 손톱 모양을 이용해 구분하기도 한다. 손을 손등이 눈앞으로 향하게 해서 볼 때 달의 모습이 왼손 엄지손톱같이 오른쪽으로 보이면 초승달, 오른손 엄지손톱같이 왼쪽으로 보이면 그믐달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우리나라와 같이 지구 북반구에서만 맞는 방법이다. 남반구에서는 달의 모양이 북반구와 정반대로 보이기 때문이다. 남반구에서 보는 초승달은 달의 왼쪽, 그믐달은 달의 오른쪽이 눈썹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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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들은 ‘달은 거짓말쟁이다’라는 라틴어 격언을 이용해 초승달과 그믐달을 구분하기도 했다. 달이 거짓말쟁이이기 때문에 ‘점점 작게’라는 뜻의 데크레셴도(Decrescendo)의 약자인 D와 닮은 달은 점점 커지는 달인 초승달이며, ‘점점 크게’라는 뜻의 크레셴도(Crescendo)의 약자 C와 닮은 달은 점점 작아지는 달인 그믐달이라는 것이다. 로마인들의 이 구분법 역시 손톱 모양을 이용한 구분법과 마찬가지로 북반구에서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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