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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지붕들이 모여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고 그곳을 우리는 마을이라 부른다. 이렇게 생성된 마을은 지역의 특성에 따라 개성도 제각각이다. 한적한 바닷가를 중심으로 모인 마을, 낡은 가옥과 전통을 고수한 건축물이 특색인 마을, 자연과 어우러져 농사를 짓는 마을, 벽화가 아름다워 젊은 관광객들의 이목을 끄는 마을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경상북도와 경상남도에도 수많은 마을이 존재한다. 다들 저마다의 사연을 품은 채 하루하루 이웃과 희로애락을 나누며 산다. 이곳 마을에는 어떤 이야기가 돌고 있는지, 가장 시끄럽고 또 가장 점잖은 마을은 어디인지 두 발로 직접 걸어보았다. -
첫 번째로 방문할 곳은 경북 안동을 대표하는 명소, 안동 하회마을이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안동역까지는 무궁화호 기차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 시간은 약 3시간 16분 정도 소요되고 표 가격은 15,500원이다. 안동까지 가는 길은 기차보다 버스가 더 빠르다.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안동 터미널까지는 약 2시간 50분 정도가 소요되며 표 가격은 16,500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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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하회마을은 조선의 유교 이념을 500년 이상 간직해 온 마을인 만큼 곳곳에 한국의 고유한 정체성과 정서를 머금고 있다. 마을 입구부터 모여 있는 낮은 고택들이 눈에 띈다. 전통 건축물과 자연이 조화를 이룬 하회마을의 정취를 맘껏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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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만나본 마을은 예천의 금당실 마을이다. 마을에 금광이 있었다 하여 '금당실'이라 불리게 됐다. 각종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지로 이용됐던 예천 금당실 마을은 다양한 체험 행사가 진행되는 마을이기도 하다. 농촌 체험과 양반 체험, 꿀 뜨기 체험 그리고 소달구지 체험 등 재미난 경험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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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당실 마을은 자연과 문화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전통의 멋이 살아 숨 쉬는 마을이다. 10여 채의 고택 사이를 미로처럼 이어주는 돌담길과 돌담을 에워싼 담쟁이 넝쿨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길게 펼쳐져 있다. 한적하고 고요한 마을에서 흘러가는 이 계절을 가만히 만끽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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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통영의 동피랑 마을과 부산 감천문화마을의 공통점이 있다. 이곳은 마을 곳곳이 포토존이라 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알록달록 예쁜 벽화로 유명한 마을들이다. 언제부턴가 벽화가 그려진 마을에 카메라를 든 관광객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이를 본 수많은 마을에선 너도나도 벽을 향해 붓을 들고 달려들었다. 이렇게 흔해진 벽화 마을 중 경주 읍천항의 벽화 마을은 나름의 특별함을 가지고 있는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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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천항의 벽화가 꾸준히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이유는 화려하고 수준 높은 그림뿐만이 아니다. 매년 새로운 테마로 신진 작가들의 벽화가 더해지고 수정되니 한 번 그려지고 마는 다른 벽화 마을에 비해 관리와 유지의 중요성도 빛을 본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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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전통과 문화를 체험하는 마을인 개실마을을 소개한다. 꽃이 피는 아름다운 골이란 뜻의 고령의 '개실마을'은 전국 마을 가꾸기 경진대회에서 수상할 정도로 아름다운 마을이다. 한옥을 체험할 수 있는 한옥스테이와 농촌체험, 도자기체험, 민속놀이마당, 엿 만들기 체험 등 다양한 체험 거리가 마련되어 고령의 가족 여행지로 꼽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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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래로 좀 더 내려가 보자. 바다와 맞닿은 경상남도 거제도 동쪽, 바닷가 옆 작은 어촌 마을인 '구조라 마을'을 소개한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마치 모래시계 같기도, 개미허리 같기도 하다. 그 잘록한 허리 부분에 알록달록한 지붕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옹기종기 모여 마을을 이룬 이곳은 멀리서 봐도 장관이지만 들여다볼수록 더 매력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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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감 있는 벽화 마을을 지나 낮은 동산 위로 오르다 보면 길 양옆으로 빽빽하게 심어진 대나무 숲 '샛바람 소릿길'을 만나볼 수 있다. 곧게 뻗은 줄기와 울창한 이파리가 하늘을 반 이상 가리고 있어 여름에는 제법 서늘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구조라 해수욕장 가운데 오롯이 남겨진 '윤돌섬'과 전망대로 가는 길에 쌓인 '구조라 성벽'도 근처에 있으니 함께 둘러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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