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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돈이나 물건을 마구 쓰는 모양을 일러 ‘흥청망청’이라고 한다. 흥청망청은 조선 시대 궁궐 기생에게 유래된 말로, 연산군과 얽힌 역사적 사실이 담겨있다.
춤과 노래를 좋아한 연산군은 재위 11년(1505) “모든 도의 고을들은 모두 운평을 두라”고 명했다. 운평(運平)은 가무(歌舞) 기생으로 전국에서 무려 1만 명을 모았으며, 이들 중 다시 미모가 뛰어난 이들을 엄선해 궁궐로 불러들이고 ‘흥청(興淸)’이라 불렀다.
연산군은 흥청과 함께 방탕한 생활을 일삼았다. 흥청 중에서도 임금의 마음에 들어 잠자리를 같이한 흥청은 ‘천과흥청(天科興淸)’으로 구별되어 그렇지 못한 ‘지과흥청(地科興淸)’과 엄격한 서열이 나뉘었다.
정사를 멀리한 채 주색에만 빠져있던 연산군은 결국 중종반정으로 왕위에서 쫓겨나게 된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연산군이 흥청으로 인해 망했다는 뜻으로 흥청에 망할 망(亡)자를 더해 ‘흥청망청(興淸亡淸)’이라는 말을 사용했고, 지금까지 전해지게 되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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