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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렛츠고 시간탐험대 3’에서 조선 시대에 이미 지금의 체크카드에 해당하는 시스템이 있었다는 것이 공개되어 놀라움을 자아냈다.
주막에서 하룻밤을 묵은 양반은 주모 홍진경에게 숙박비 정산을 요구했고, 모두 10푼이라고 하자 엽전이 아닌 종이를 건네 출연진을 당황케 했다. 알고 보니 이 종이는 여행 중 처음 묵은 주막에서 돈을 맡기고 받은 영수증으로, 이후 다른 주막에서 돈 대신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제작진은 이는 조선 시대 주막의 조직력과 신뢰를 보여주는 신용거래 시스템으로, 지금의 체크카드와 같은 체계라 설명했다.
주막의 체크카드는 ‘렛츠고 시간탐험대’에 앞서 EBS ‘역사채널e’에서 소개된 바 있다.
조선 시대에는 ‘여행길에는 육족(六足)이 필요하다’는 속담이 생길 정도로 필요한 물품을 모두 짊어지고 다녀야 했다. 하지만 상품과 경제가 발전하기 시작한 17세기 후반 사람들이 다니는 길을 따라 주막이 생겨났고, 가난한 농민들이 농사 대신 주막을 운영해 산간 벽촌에도 주막이 없는 곳이 없었다.
19세기 무렵에는 주막이 숙박은 물론 간단한 생필품을 판매하거나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사 먹을 수 있는 공간으로 변하게 된다. 그리고 주막은 막강한 조직력으로 파발을 대신한 우체국 역할과 응급환자를 수송하는 임시 병원의 역할까지 하게 된다.
하지만 당시 사용하던 돈은 무거운 엽전이라 여행객들에게는 여전히 불편이 따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타난 것이 바로 조선시대의 체크카드인 주막의 신용거래 시스템이다.
주막의 체크카드인 영수증은 여행을 시작하면서 처음 묵는 주막에 돈을 건네주고 받을 수 있었다. 이후 다음에 묵은 주막에서는 지급할 금액을 영수증의 금액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기록했고, 마지막에 머무는 주막 주인에게 영수증을 주면 남은 금액을 거슬러 받을 수 있었다.
마치 은행 같은 조선 주막의 신용거래 시스템은 폴란드 작가 Y. 시에로세프스키가 기록한 ‘코레야, 1903년 가을’에 의해 알려지게 되었으며, 각 주막에 대한 정산은 체계적인 조직력을 갖추고 있었던 보부상이 맡아 해결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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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밤 어디에서 묵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