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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vs. 영화] 어린 왕자

기사입력 2015.12.28 13:43
  •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는 누구나 한 번쯤은 봤을 고전이다. 1943년 출간된 이 소설은 전 세계 250개 언어로 번역되어 1억 4,500만 부 이상 판매되었으며, 한국에서는 청소년 필독서로 권장되고 있다.

    너무나 익숙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유명한 ‘어린 왕자’는 2015년 12월 동명의 애니메이션 영화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쿵푸 팬더’의 마크 오스본 감독이 연출한 영화 ‘어린 왕자’는 원작에서는 미처 보여주지 않았던 이야기를 연장함으로써 뻔한 내용을 뻔하지 않게 재탄생 시키는 데 성공했다.

  • 영화는 엄마의 계획대로 살아가는 소녀 이야기로 시작된다. 엄마는 딸에게 최고의 인생을 선사하기 위해 수십 년에 걸친 인생계획표를 1분 1초까지 세워놓았고, 소녀는 엄마의 계획에 맞춰 한 치의 어긋남 없이 생활해왔다. 하지만 소녀는 명문학교의 면접에서 실수하게 되고, 엄마는 플랜 B에 따라 이사를 감행한다.

    하지만 새로 이사 온 집에는 문제가 있었으니, 동네를 시끄럽게 만드는 괴짜 조종사 할아버지가 이웃이었던 것. 뒷마당에서 비행기를 날리려다 프로펠러로 벽에 구멍을 내는 등 연일 사고를 내는 할아버지는 소녀에게 접근해 자신이 겪었던 ‘어린 왕자’ 이야기를 들려주게 된다. 소녀는 처음 할아버지를 피하지만, 점점 어린 왕자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고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자신의 삶에 의문을 품고 변화하기 시작한다.

  • 영화는 소녀의 이야기는 CG 애니메이션으로, 소설 어린 왕자의 이야기는 책 속 삽화가 그대로 살아난 듯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표현했다. 덕분에 두 이야기는 효과적으로 분리되어 메시지를 좀 더 편안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또 헬리콥터 맘에 의해 매 순간 관리당하는 이 시대 아이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소녀를 등장시킴으로써 현대인의 공감대를 완성하고, 소설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던 “어린 왕자는 자신의 소행성으로 돌아갔을까?”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냄으로써 원작 소설 이상의 메시지와 감동을 담아내는 데 성공한다.

    어린 왕자가 소행성 B-612로 돌아갔는지가 궁금한가?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이나 여우의 ‘길들이기’보다 명확한 어린 왕자의 메시지를 찾고 싶은가? 그렇다면 영화 ‘어린 왕자’를 추천한다. “가장 소중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하지만, 영화 ‘어린 왕자’를 통해 그 메시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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