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12월 읽을만한 책] 나무 철학

기사입력 2015.12.03 13:37
강판권 저 | 글항아리
한해를 마감하는 12월엔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추천한 ‘12월의 읽을 만한 책’을 소개한다.
  • 나무는 움직이지 않는다. 나무는 말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무는 움직이고 말을 할 줄 아는 인간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느끼지 못하는 것을 느낀다. 나무는 스스로 타고난 운명을 그대로 사랑하고 자신을 누구보다도 소중하게 생각할 줄 아는 존재다. 그래서 나무는 인간보다 지혜롭고 인간보다 의연하다.

    이 책은 인문학을 전공한 저자가 나무를 보고 느끼고 받은 감동을 인문학적으로 풀어 쓴 글이다. 여기서 저자는 나무로부터 배운 철학을 말한다고 한다. 옆으로 나이를 먹는 나이테에서 종과 횡으로 담담하게 나이를 먹는 나무의 지혜를 발견한다. 봄을 얻기 위해 아낌없이 낙엽을 뿌리는 나무에서 분수에 맞게 사는 법을 깨닫는다. 자신에게 자유를 주는 자귀나무에서 자신에게서 지혜를 찾는 공자의 가르침을 되새긴다. 다른 존재에 몸을 기대어 사는 등나무에서 더불어 삶의 가치를 배우면서도, 나무를 좋아하는 삶에서 혼자서도 진정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법을 깨우친다. 껍질, 잎, 꽃, 열매 등을 잘 살펴야 한 나무의 특성을 알 수 있는데, 인간을 키와 몸무게로만 파악하고 비교할 수 있다는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말한다. 풀도 나무도 아닌 대나무는 속이 비어있기 때문에 진정 강하고, 막혀있으면서도 트여있고 트여있으면서도 막혀있는 중도의 삶을 산다고 해설한다. 버드나무가 끊임없이 흔들리는 것은 변화무쌍한 현실을 두려움 없이 받아들이기에 가능한 것이고 우리 인간이 끊임없이 의심하는 것은 흔들려야만 좋은 생각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회양목이나 밤나무처럼 치밀하게 되려면 매일 매일의 삶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한다. 죽는 순간까지 인생을 공부하는 자세로 사는 사람은 물이 흐르면서 모든 웅덩이를 채우며 나아가듯, 한 단계 한 단계 조금씩 나아간다. 경쟁에서의 승리나 금전적 보상 따위를 바라지 않고 묵묵하게 제 자리에서 조금씩 위로 그리고 또 옆으로 성장하는 나무야말로 우리 인생의 진정한 스승이 아닐까?

    | 추천자: 이진남(강원대 철학과 교수)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