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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전설] 남근 공원을 세운 처녀의 한 ‘애바위 전설’

기사입력 2017.10.16 14:13
전설따라 삼천리
  •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에 있는 신남마을에는 남근숭배의 민속을 주제로 조성된 테마공원 ‘해신당 공원’이 있다. 공원에는 ‘애랑의 사당’이라 불리는 ‘해신당’이 있는데, 이곳에는 남근 공원이라는 독특한 공원이 만들어지게 한 이유이기도 한 ‘애바위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 해신당공원
    ▲ 해신당공원
    옛날 신남마을에는 결혼을 약속한 ‘애랑’이라는 처녀와 ‘덕배’라는 총각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바다 한가운데 나지막이 솟아 있는 애바위에서 해초를 캐던 애랑은 갑작스러운 풍랑을 만나게 된다. 정혼자 덕배가 애바위 위의 애랑을 발견했지만, 거센 풍랑 속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목놓아 애랑의 이름을 부르는 것뿐이었다. 결국, 애랑은 바다에 빠져 죽고 말았다.

  • 애바위. 애바위 위에는 애랑의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 애바위. 애바위 위에는 애랑의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애랑이 죽은 후 바다에는 풍랑이 멈추지 않았는데, 이로 인해 마을 사람들은 생업인 고기잡이를 할 수 없게 되었다. 며칠이 넘도록 고기잡이를 하지 못한 사람들은 안타깝게 죽은 애랑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제사를 지내보기도 했지만, 풍랑은 여전히 멈추지 않았고 사람들의 살림은 점점 피폐해지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술에 잔뜩 취한 마을 총각 하나가 애랑을 원망하며 바닷가 절벽에서 애바위를 향해 오줌을 갈겼는데, 신기하게도 이날 이후로 풍랑이 뚝 그쳤고 고기잡이배는 만선이 되었다고 한다.

  • 해신당.
    ▲ 해신당.
    이후로 마을 사람들은 애바위가 보이는 바닷가 절벽 끝에 ‘해신당’을 세우고 매년 정월 대보름과 12간지 중 성기가 가장 큰 말의 날인 10월 오일(午日)에 남근 모형을 깎아 해신당에 바치며 애랑의 넋을 위로하게 됐다고 한다.

    공원 곳곳에는 이런 애바위 전설을 애틋한 남녀의 사랑 전설이라 소개하고 있지만, 애틋함보다는 왠지 민망함이 앞서는 애바위 전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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