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남원리에는 ‘큰엉’이라 이름 붙은 해안이 있다. ‘엉’이란 ‘바닷가나 절벽 등에 뚫린 바위 그늘이나 굴’을 의미하는 제주 방언으로 ‘큰엉’은 바위로 이루어진 규모가 큰 절벽을 의미한다. 올레 5코스 구간이기도 한 큰엉 산책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 재미있는 기암괴석과 볼거리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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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 떨어지는 고망’은 해안 절벽 위 바위틈에 뚫려있는 거대한 구멍이다.
오래전부터 ‘쇠 떨어지는 고망’ 또는 ‘우렁굴’이라 불려 오고 있다는 이 구멍은 ‘Cattle Fall Hole’이라는 영문명을 보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전해지는 설에 의하면 방목된 소들이 큰 엉 일대 야초지에서 풀을 뜯다가 더위를 피하려고 그늘을 찾아 숲으로 들어가다 바위틈에 거대하게 뚫려있는 구멍으로 떨어져 죽었다고 한다.
쇠 떨어지는 고망은 지금도 우거진 수풀 때문에 유심히 살피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 구멍 속을 들여다보니 30m 절벽 아래 넘실거리는 푸른 바다가 바로 보인다. 얼마나 많은 소가 희생되었으면 이런 이름까지 붙었을까! 소들의 무덤이자 지옥이 된 무시무시한 장소 ‘쇠 떨어지는 고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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