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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개봉해 전 세계적인 흥행을 거둔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로맨틱 코미디의 흐름을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영화계에 굵직한 획을 그은 작품이다.
“오늘로써 32번째 신년을 맞게 된 나는 아직 독신이었다. 이번에도 난 엄마의 연례 칠면조 카레 파티에 혼자 가고 있었다. 엄마는 해마다 날 따분한 중년 남자랑 엮어주지 못해 안달이다. 올해도 예외가 아닐 거라 두려웠다.”라는 독백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그야말로 상큼 발랄하다. -
영화의 주인공 ‘브리짓 존스(르네 젤위거 분)’는 칼로리와의 전쟁에 몰두하고, 완벽한 남자를 만나겠다는 희망을 간직한 서른두 살의 싱글 워킹우먼이다. 이전까지의 로맨틱 영화 여주인공들과는 달리 그다지 예쁘지 않은 얼굴에 통통한 몸매를 가진 그녀는 완벽하려고 노력하나 실수 연발인 지극히 현실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덕분에 브리짓 존스는 뭍 여성들에게 깊은 공감을 얻어 냈고, 웃음과 경쾌함으로 사랑스러움을 더해 브리짓 열풍을 일으키게 되었다.
영화가 인기를 얻은 것은 새로운 모습의 캐릭터 덕도 있었지만, 탄탄한 스토리의 힘도 컸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로맨틱 소설의 시조인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현대판으로 각색한 오마주 작품으로 기본적인 줄거리는 물론 등장인물의 관계나 성격까지 쏙 빼닮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BBC 드라마 ‘오만과 편견’에서 다아시 역을 맡았던 콜린 퍼스가 이름까지 동일한 ‘마크 다아시’ 역을 맡아 캐릭터의 매력을 이어나가고, 휴 그랜트가 브리짓과 삼각관계를 이룬 바람둥이 상사 역으로 등장한 것도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또 다른 이유로 작용했다. -
이 사랑스러운 로맨스 코미디의 원작은 1999년 출간된 헬렌 필딩의 동명 소설이다. 소설은 20~30대 싱글 직장 여성의 성공과 사랑을 다룬 칙릿(chick) 열풍의 시초로 평가받고 있는데, 실제 ‘브리짓 존스의 일기’가 흥행한 후 국내에서는 다양한 칙릿 작품이 등장해 큰 인기를 얻었다.
소설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브리짓의 짧고 긴 일기를 연대기 순으로 보여주며 내용을 전개시키는데, 브리짓의 일기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만한 솔직함으로 무장하고 있어 한 편의 시트콤을 보는 것처럼 영화 못지않은 재미를 선사한다.
영화, 소설 그 어느 것을 선택하더라도 충분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는 ‘브리짓 존스의 일기’. 무료한 삶에 활력이 될 무언가를 찾고 있다면 이 작품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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