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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사커족에게는 다른 민족과 차별화된 연애의 노하우가 있다. 유목민족이라 연애 역시 말(馬)과 함께 한다. 초원에 꽃이 만발하고 눈부시게 푸르른 풀빛으로 초원이 가득할 때가 되면 그들의 말은 말답게, 소는 소답게, 양은 양답게 서로의 자태를 뽐내면 청춘 남녀도 사랑찾기를 시작한다.
하사커족은 전통적으로 7대 이내가 같은 혈족이면 결혼을 하지 않는 풍속이 있다. 그래서 결혼을 할 때도 7개의 천(川)을 건너 배우자를 찾는다는 말이 있다. 또한 유목 민족은 가족 단위로 초원 위를 이동하면서 생활하기 때문에 청춘남녀가 자연스럽게 눈이 맞을 기회가 상대적으로 희박하다.
이렇게 연애하기 어려운 조건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꾸냥쮀이(姑孃追)'라는 오락적 활동이 있다. 초원이 가장 아름다운 6,7월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약속된 초원에 모여 잔치를 연다. 물론 이 잔치의 주요 목적은 웃고 즐기는 가운데 청춘남녀의 짝짓기라고 할 수 있다.
출발선에서부터 300미터 정도 앞에 반환점을 두고 두 남녀가 말을 달린다. 말은 여자가 먼저 좋은 말을 골라 타면 자연스럽게 남자가 남은 말을 타게 된다. 이 때 두 남녀는 처음 만나는 사이일 수도 있고, 서로 마음에 두고 있던 사이일 수도 있다. 다만 서로 나이 차이가 많이 나면 안된다는 불문률을 지켜야 한다.
출발 신호가 울리면 두 남녀는 반환점을 향해 말을 달린다. 이 때 남자가 여자에게 구애하기도 하고, 짖궂은 농담도 건네고, 심지어 여자를 끌어 안아도 허락된다. 물론 여자는 어떠한 반항을 해서도 안 된다. 만약 여자가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말을 빨리 달려 도망가고, 쫓는 남자와 말달리기 경주가 시작된다. 이윽고 반환점에 도달한 여자는 갑자기 돌변하여 채찍을 휘두르며 남자의 짖궂음에 대한 복수를 한다. 이 때 남자는 여자의 복수에 반항하면 안되고 단지 말을 빨리 달려 출발점으로 도망하는 것만 허락된다. 만약 여자에게 남자와 교제할 마음이 있다면 채찍을 허공에 빙빙 돌리거나 남자의 모자를 벗겨 빙빙 돌리며 나란히 말을 달린다. -
이렇게 남녀 한 조씩 반환점을 돌아오는 놀이가 시작되면 모인 사람 모두가 초원 위에서 벌어지는 해프닝 하나하나에 박수치고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청춘남녀는 이 놀이를 통해 짝을 구하고, 서로의 교제가 지역사회에서 공인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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