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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양력 2월 4일 경인 입춘(立春)은 봄이 시작됨을 알리는 절기로 24절기 중 첫 번째 절기이기도 하다. 입춘이 되면 집안 곳곳의 먼지를 털어내고, 농기구를 꺼내 손질하는 등 한 해의 농사를 대비한다.
농경사회였던 과거에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첫 절기인 입춘은 그 어느 절기보다 중요하게 여겨져 농경의례와 관련한 다양한 행사가 있었으나, 요즘에는 입춘축을 붙이는 정도의 풍속만이 전해지고 있다. -
◇ 봄을 축하하고 복을 기원하는 입춘축
입춘축(立春祝)은 봄이 옴을 축하하거나 복을 기원하는 문구를 적은 글로 대문이나 기둥에 붙인다고 해 입춘방(立春榜), 춘련(春聯) 등으로도 불린다.
입춘축에는 아름답고 좋은 의미를 담은 것들을 사용하는데, 많이 사용되는 입춘축 글귀로는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봄이 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일어난다)’, ‘춘도문전증부귀(春到門前增富貴, 봄이 문 앞에 오니 부귀가 늘어난다)’, 부모천년수 자손만대영(父母千年壽 子孫萬代榮, 부모는 오래 살고 자손들은 길이 번영한다), 거천재 래백복(去千災 來百福, 온갖 재앙은 물러가고 백 가지 복이 들어온다) 등이 있다.
입춘축은 내용에 따라 큰방 문 위의 벽, 마루의 양쪽 기둥, 부엌의 두 문짝, 곳간의 두 문짝, 외양간의 문짝 등 붙이는 곳을 달리하며, 상중에 있을 때는 입춘축을 붙이지 않는다. 또, 입춘날 입춘시에 입춘축을 붙여야 효과가 있다고 여기기도 한다.
◇ 겨우내 부족했던 비타민을 보충하는 입춘 절기음식
입춘에 먹는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오신채(五辛菜)와 세생채(細生菜)가 있다. 오신채는 눈 밑에서 캐낸 다섯 가지 자극성 있는 햇나물을 겨자에 무치는 생채 요리로 궁중에서 임금께 진상하는 요리였다. 민가에서는 파, 겨자, 당귀의 어린싹을 무친 세생채를 만들어 이웃과 나눠 먹었는데, 오신채와 세생채 모두 겨우내 결핍된 신선한 채소의 맛을 보기 위한 것이었다. 이 외에 함경도에서는 명태 순대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 입춘 날씨 특성 살린 속담도 전해져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이지만 입춘 무렵에는 큰 추위가 찾아오곤 한다. 이에 “입춘에 장독 깨진다”, “입춘 추위에 김칫독 얼어 터진다’, “입춘을 거꾸로 붙였나” 등의 속담이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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