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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의 인기가 높아지면 드라마 속 배우들이 입은 옷, 착용한 액세서리, 먹는 음식, 그리고 촬영장소까지 다양한 것들이 화제가 되곤 한다. 이렇게 등장한 물건이나 장소는 거부감 없이 소비자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업체가 이런 효과를 노린 간접광고(PPL)를 활용하고 있다.
2010년 미디어법 시행령 개정으로 특정 상품의 로고를 노출할 수 있게 되는 등 PPL 방송법이 완화되면서 간접광고의 규모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방송법 개정 이후 지상파 방송의 간접광고 매출액은 2010년 29억여 원에서 2013년 336억 원으로 늘어났고, 케이블방송의 간접광고 매출액 역시 22억 원에서 300억 원으로 늘어났다. 단 몇 년 만에 간접광고 시장이 무려 10배 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이다.
간접광고는 평균 3억 원에서 7억 원 사이인 드라마 제작비를 상당 부분 해결해주고, 제작진은 해당 제품을 극에 반영한다. 광고 업체와 물품에 따라 극 중 소품이나 촬영장소로 사용되는가 하면 드라마의 스토리 구성에도 참여해 극의 흐름을 좌지우지하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간접광고는 드라마 속 직업군까지 편중시키고 있다. 방송법 개정 후 패션 사업을 다룬 드라마가 많아진 것은 간접광고 시장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든 패션업체들과 무관하지 않다.
패션그룹형지는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2014)’, SBS '원더풀 마마(2013)', KBS 수목드라마 '상어(2013)', MBC 주말드라마 '신들의 만찬(2012)' 등 다양한 드라마에 제작지원을 하며 간접광고를 진행해왔다. 덕분에 이들 드라마 속 인물들은 해당 기업의 실명이 노출된 패션사업이나 브랜드 대리점에 종사한 것으로 그려졌다.
SBS 주말드라마 '미녀의 탄생(2014)' 사라(한예슬 분)와 MBC 일일드라마 '엄마의 정원(2014)' 수진(엄현경 분)은 각각 아웃도어 브랜드인 디스커버리와 마모트 모델로 활동하는 것으로 연출되었으며, 콜핑, 마운티아, 블랙야크 등 다양한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드라마에 실명 노출되어 아웃도어 PPL 전성시대를 열어갔다.
이 외에 드라마에 특정 브랜드 빵집이나 치킨집에 종사하는 지인이 한둘은 꼭 끼어있는 것도, 드라마 속 인물들의 만남의 장소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특정 커피숍이나 프랜차이즈점으로 몰리는 것도 다 같은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지만 점점 축소되어 가는 드라마 속 세상. 간접광고의 규모가 높아질수록 드라마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모든 드라마에서 같은 브랜드의 옷을 입고, 커피를 마시고, 비슷한 사업을 벌인다면 시청자의 관심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간접광고의 성공사례로 주목받은 tvN 드라마 ‘미생’처럼 좀 더 자연스럽고 영리한 제작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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