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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에 있는 브루클린 다리(Brooklyn Bridge)는 현대적 공법으로 만들어진 세계 최초의 현수교로 1883년 5월 완공되었다.
조교(弔橋)라고도 부르는 현수교는 줄을 늘어뜨려 매단 형태의 다리 사실 가장 오래된 형식의 다리다. 계곡 사이에 연결된 출렁다리도 현수교이며, 고대 중국이나 옛 영국의 기록에도 현수교를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현대의 현수교와 구분되는 것은 고대의 현수교는 요즘처럼 빠르고 무거운 차량은 통행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류성룡이 임진왜란 당시 세운 부교는 달랐다. ‘징비록’에는 1593년 1월 류성룡이 칡넝쿨로 대형 부교를 만들어 5만 대군을 안전하게 도강시켰다는 기록이 있다. 평양성을 탈환한 류성룡은 서울로 내려가던 중 임진강의 얼음이 녹아 발이 묶이고 만다. 이에 류성룡은 칡으로 큰 동아줄을 만들어 강 양편에 매달아 놓고 하중을 견디도록 칡덩굴 사이에 짧은 막대를 빗살처럼 배열해 다리를 완성했다. 나무와 갈대, 흙 등으로 발판을 다진 이 다리는 명나라 군사들이 말을 달려 지나가고, 화포와 병기를 운반하는 등 모든 군사가 강을 건널 수 있을 정도로 튼튼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비록 임시 다리였지만 성능에서 만큼은 현대의 현수교 못지않은 대 발명품이었다.
류성룡의 칡으로 만든 조교에 대한 기록은 ‘선조수정실록’에서도 찾아볼 수 있으며, 고종의 고문이자 역사학자인 미국인 호머 헐버트(Homer Bezaleel Hulbert)에 의해서도 언급되었다. 호머 헐버트는 금속활자, 거북선, 한글과 함께 류성룡의 조교를 조선의 4대 발명품으로 꼽음으로써 그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우리나라의 최초의 현수교는 1973년 완공된 남해대교이지만, 현수교의 원리를 그대로 재현한 류성룡의 조교를 우리나라 최초의 현수교로 불러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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