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떠나는 발길을 다시 돌리고 싶은 매력 넘치는 설국, 도호쿠_ ④야마가타현

기사입력 2015.01.13 09:01
한 여름에도 스키를 즐길 수 있는 야마가타
  • 날이 맑은 날의 자오산 정상 수빙(야마가타 관광추진기구 제공).
    ▲ 날이 맑은 날의 자오산 정상 수빙(야마가타 관광추진기구 제공).
    일본 여행을 꽤나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야마가타'는 그리 익숙한 여행지가 아니다.

    야마가타현(山形縣)은 일본의 강원도로 불리는 곳으로 현의 경계에 산맥이 가로 질러 있고 후쿠시마현(福島縣)과는 정반대에 위치하고 있어 방사능 오염 수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곳이다. 북쪽으로 아키타현(秋田縣), 남쪽으로 니이가타현(新潟縣)과 접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직항 노선이 편성되어 있지 않아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도호쿠의 지역이다.

    그러나 단지 직항 노선이 없다는 이유로 관광객의 외면을 받기에 야마가타는 가진 것이 무척 많은 곳이다.

    야마가타에는 덴도(天童), 자오(臧王), 긴잔(銀山) 등 100여 개가 넘는 이름난 온천과 한여름에도 반팔을 입고 스키를 즐길 수 있는 스키장이 있는가 하면, 쇼나이(庄內) 평야의 젖줄인 모가미 강(最上川), 일본 100대 명산중 하나인 초카이(鳥海) 산 등 현 면적의 17%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뛰어난 자연 경관을 자랑한다.

  • 야마가타로 가는길

    한국에서 야마가타까지 직항 노선이 없기 때문에 아키타, 니이가타 또는 센다이를 통해 야마가타로 갈수 있다. (한국에서 아키타, 니이가타까지 2시간 10분 정도 소요. 각 공항에서 야마가타 현까지 차로 약 1시간 30분 소요)

    한국에서 센다이까지 2시간 10분 소요. JR센다이역에서 JR야마가타역까지 85분 가량 소요.

    ◎볼거리

    긴잔온천(銀山溫川)

    미야자키 하야오의 서정적인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긴잔온천을 걷다 보면 절로 아련한 옛 추억이 떠오른다. 산골짜기를 감싸고 돌아선 실개천 양쪽으로 고풍스럽게 늘어선 온천 여관들과 그 앞을 밝히는 가스등은 긴잔온천을 더욱 낭만적으로 만든다.

  • 눈이 덮힌 긴잔온천(왼쪽), 가스등이 켜진 밤의 긴잔온천. / 임홍경
    ▲ 눈이 덮힌 긴잔온천(왼쪽), 가스등이 켜진 밤의 긴잔온천. / 임홍경
    긴잔온천은 은(銀) 광산이 있던 곳으로 500년 전 은을 채굴하던 중에 발견된 온천이다. 이곳의 온천수는 신경통 및 피부병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좁다란 개천길로 쭉 내려가다 보면 족탕 와라시유가 관광객을 반겨준다.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수증기 속에서 비릿한 유황냄새를 느낄 수 있다. 개천 양 옆의 온천 여관들은 하나같이 오래된 목조 건물로 그 깊은 역사를 말해주는데 그 중에는 문화재로 지정된 전통 있는 온천 여관도 있다. '후지야' 라는 온천은 미국인 여성이 온천 주인이라 이색적이다. 대대로 물려오는 여관 안주인의 자리가 외국인인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 긴잔온천의 명물, 카레빵 / 임홍경
    ▲ 긴잔온천의 명물, 카레빵 / 임홍경
    긴잔온천을 걷다가 살짝 허기가 돌 때쯤 긴잔 온천의 명물 카레빵을 먹어보는 것도 좋겠다. 바삭한 고로케 빵을 한입 베어 물면 진한 팥 고물 같은 카레소가 향긋하고 짭조름하게 입을 즐겁게 해준다. 약간 느끼한 고로케의 맛은 진한 커피 한 모금으로 개운하게 해준다.

    센다이공항에서 야마가타역까지 버스로 1시간 20분 소요. 마가타역에서 오이시타역까지 신칸센으로 30분 소요. 오이시타역에서 긴잔온천까지 노선버스로 40분 소요.

     

  • 자오(臧王)

    자오(臧王)는 야마가타현과 미야기현 사이에 있는 산악 공원이다. 호수의 색깔이 하루에도 몇 번이고 변한다 하여 '고쇼쿠누마'라 불리는 오카마와 고산식물의 보고 '자오 자연식물원' 등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아웃도어 활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자오는 계절마다의 특색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봄부터 가을에 걸쳐 캠프나 트래킹, 승마, 패러글라이딩 등을 즐기며 웅장한 자오의 자연을 체험할 수 있고, 겨울에는 최장거리 10km와 12개의 코스, 15곳의 넓은 슬로프에서 보송보송하고 푹신한 자연설 스키, 스노보드 등을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다. 또한 침엽수에 물방울과 눈이 얼어붙어 생겨난 수빙(樹氷)등도 체험할 수 있다.

    온천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오 온천'을 권한다. 강한 유황냄새가 특징인 자오 온천 마을에는 사람들이 많이 몰렸던 공동 목욕탕과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여관이 많이 있다. 풍부한 온천양은 야마가타에서 제일이며 우유 빛 강산성의 온천수는 피부병과 신경통에 효과가 있다. 피부를 희고 매끈하게 해준다고 하여 '미인 온천'으로 인기가 많다.

  • 눈보라 속의 자오산 로프웨이(왼쪽 상단), 자오산 로프웨이(오른쪽 상단), 자오산 수빙.
    ▲ 눈보라 속의 자오산 로프웨이(왼쪽 상단), 자오산 로프웨이(오른쪽 상단), 자오산 수빙.
    자오산 수빙(樹氷,Snow Monster)

    시베리아에서 바다 건너 불어오는 북서 계절풍은 츠시마 난류의 영향으로 많은 수증기가 형성되어 눈구름을 형성하고 이 눈구름은 자오지역에 많은 눈을 내리게 한다. 이 때 구름 속 다량의 수분 알갱이가 0℃ 이하에서도 얼지 않는 과냉각물방울이 되어 눈과 섞인다. 수많은 침엽수림에 내린 눈이 그대로 얼어 붙고 다시 그 위에 눈이 쌓이면서 커다란 사람 형상의 눈기둥으로 변한 모습이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10℃~-15℃ 의 눈보라가 몰아쳐 1~2월에는 쾌청한 날씨가 드물고 바람이 북서 또는 서쪽에서 불어 수빙이 성장하기에 적합한 날이 된다. 12월부터 구름 알갱이가 나무에 붙기 시작하여 2월이 되면 크기가 최고로 커지고 3월~4월 사이에 눈덩이가 붕괴된다. 자오산 로프웨이를 타고 자오산 정상으로 올라가 수빙체험을 할 수 있다.

    자오산 로프웨이

    성인 기준 2500엔, 운행시간은 데이라이드 8:30~17:00, 라이트업 17:00~21:00. 야마가타 시내에서 차로 30분거리.

    인천에서 센다이까지 비행 소요시간은 2시간 10분. 센다이 공항에서 자오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거나 센다이 공항에서 야마가타역까지 하루 8차례 왕복 운항하는 야마코 직행버스를 이용. 도쿄에서 야마가타 역까지 신칸센으로 2시간 48분 소요.

    마이코(舞妓)체험

  • 야마가타의 마이코.
    ▲ 야마가타의 마이코.
    마이코는 일본에서 게이샤(藝者)가 되기 전 수습 과정에 있는 예비 게이샤로 알려져 있지만 지역에 따라 게이샤, 마이코 등으로 다르게 불린다고도 한다. 보통 '게이샤' 라는 말은 도쿄 지역에서, '마이코'는 교토와 야마가타 지역에서 사용한다고 한다. 지역마다 복장이나 머리모양이 조금씩 다르다.

    새하얀 화장과 화려한 기모노 차림으로 대변되는 마이코의 나이는 보통 20살 미만이나 15~18살 소녀들로 이루어져 있다. 어린 무희인 마이코는 교토 등지의 고급음식점에서만 볼 수 있으며 일본인들도 좀처럼 만나기 힘든 존재이다. 마이코가 되려면 양성하는 기관에서 전문 교육을 받아야 한다.

    치토세관(千歲館)

    메이지 시대 건축양식의 외관에 130년 역사를 지닌 치토세관은 일본 전통 가이세키 요리를 내는 고급 요정으로 일본식 풍류를 즐길 수 있다. 전통악기인 샤미센 연주를 시작으로 화려한 기모노 차림의 마이코가 등장하고 물 흐르듯 조용한 마이코의 움직임은 시간을 거꾸로 되돌린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한다.

    JR 야마가타역에서 차로 5분 소요.

    ◎야마가타현의 먹을 거리

  • 이모니탕(왼쪽),이타소바(중앙),츠메타이 라멘(오른쪽)
    ▲ 이모니탕(왼쪽),이타소바(중앙),츠메타이 라멘(오른쪽)
    이모니(芋煮, 토란)나베

    야마가타에는 가을이 되면 강가에서 이모니탕을 끓여 먹으며 친목을 다지는 풍습이 있다. 이모니탕은 토란에 야마가타규(牛, 돼지고기를 넣기도 함)와 곤약, 파, 버섯, 간장, 설탕, 술을 넣고 끓인 것으로 이모니탕을 먹지 않으면 야마가타를 제대로 느끼지 못한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야마가타를 대표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매년 9월 첫째 주 일요일에 야마가타 시내 마미가사키 강가에서 약 3만 명이 먹을 수 있는 이모니탕을 조리하는 이모니 대회가 열린다.

    이타(板)소바

    "이거 덜익은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만큼 딱딱한 느낌이 강한 쫄깃한 이타소바는 야마가타 어디에서나 먹을 수 있는 소바다. 야마가타는 소바가 맛있기로 유명한데 덜 익은 것 처럼 씹히는 맛을 일본인들이 선호한다고 한다. 면을 츠유(汁, 맑은 간장소스)에 찍어서 먹는데 씹을수록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국수를 다 먹고 나서 소바유(湯)라고 하는 소바를 끓인 물을 츠유에 부어 따뜻하게 마신다. 소박하지만 먹는 즐거움이 있는 전통 음식이다.

    츠메타이(冷) 라멘

    보통 라멘이라고 하면 뜨끈한 국물에 생면을 넣어 끓인 것을 생각하는데 야마가타에는 일본에서 찾아보기 힘든 차가운 라멘이 있다. 라멘 스프에 떠있는 지방은 차가운 스프에서도 응고되지 않도록 식물성 기름을 사용한다. 깔끔하고 개운한 라멘스프와 탱탱한 면발로 사람들의 입맛을 즐겁게 해준다.

  • 달콤한 맛으로 유명한 사쿠란보(왼쪽), 부드럽고 향기로운 라프란스(오른쪽)- 야마가타 관광추진기구 제공
    ▲ 달콤한 맛으로 유명한 사쿠란보(왼쪽), 부드럽고 향기로운 라프란스(오른쪽)- 야마가타 관광추진기구 제공
    사쿠란보

    야마가타는 장마철에도 강수량이 적고 밤낮의 온도 차가 커 과일을 재배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인지 야마가타는 맛있는 과일들이 많기로 유명한데 그 중에서도 일본 전체 생산량의 70% 차지하는 사쿠란보가 대표적인 과일이라고 할 수 있다.

    사쿠란보는 체리의 일종으로 껍질이 얇고 단맛이 강해 그 맛이 좋다. 6월 중순에서 7월 상순 사이가 제철이며 농장에서 직접 사쿠란보를 따먹을 수 있는 사쿠란보 체험을 실시하는 곳이 많으므로 사쿠란보 철에 야마가타를 여행하기를 권한다.

    라프란스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과일로 흔히 서양배라고 하는 배의 일종. 맛은 우리나라 배와 흡사하나 아삭아삭하고 물이 많은 우리나라 배와 달리 식감이 부드럽다. 라프란스 역시 야마가타가 전국 생산량 1위를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