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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2014' 무한도전의 향후 10년을 책임질 차세대 리더는 누구?

기사입력 2014.12.08 16:02
  • 6.4 전국동시 지방선거에 맞춰 무한도전 차세대 리더 뽑는 '선택 2014' 방송

    지난 2014년 5월 22일은 무한도전의 '선택2014' 투표로 온오프라인이 뜨거웠다. 하루종일 각종 포털 사이트 검색어 상위에 '무한도전 온라인 투표'가 랭크됐다.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한도전의 향후 10년을 책임질 차세대 리더 선거'라는 제목 아래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 이 투표는 지난 2주간 무한도전 멤버들의 공약과 토론을 바탕으로 무한도전 애청자들이 직접 투표했다.

    ◇ 후보자 검증, 후보자 토론회 등 실제 선거 방불케 해

    토론회 진행자 정관용 교수, "이런 선거를 해야 합니까?"라고 물어 웃음


    지난 주 방영된 무한도전 '선택2014'에서는 후보자 검증과 후보자 토론회 등이 진행됐다. 후보자 검증으로 멤버들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 '어린이 보호 구역 속도'를 지키는지 지켜봤지만 한 멤버도 제한 속도를 지키지 못해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계속된 토론회에서는 예능에 어울리지 않는 '고품격 진행자'로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가 출연해 방송 초반부터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100분 토론을 진행하기도 했었던 정관용 교수는 리더의 권한이 '향후 10년간 무한도전 아이템 회의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 전부라는 말에 웃음을 참지 못하고 "이런 선거를 해야 합니까?"라고 물어 웃음을 자아냈다.
  • 무한도전 '선택2014' 토론회를 진행한 정관용 교수.
    ▲ 무한도전 '선택2014' 토론회를 진행한 정관용 교수.
    ◇ 재미있지만 진지한 선거 공약을 내세운 후보자들

    2주전 방송에서는 후보자들의 공약을 바탕으로 개별 유세가 진행되었었다. 1차 사전 지지율 조사 결과 사생활 폭로를 공약으로 내세운 노홍철이 44%로 1위를 달렸고, 유재석이 40%로 2위, 정형돈은 7%의 지지율로 3위를 차지했다. 그 외 멤버들은 정준하 4%, 박명수 3%, 하하 2%로 저조한 지지율을 기록했다. 후에 단일화 과정을 거쳐 후보자는 노홍철, 유재석, 정형돈으로 압축되었고 토론회는 이 3명의 후보자들의 토론으로 이어졌다.
  • 각 후보자들의 선거 포스터
    ▲ 각 후보자들의 선거 포스터
    각 후보자들의 공약을 보면, 웃기지만 진지한 공약들을 내세워 눈길을 끈다. '특급후보' 유재석은 본인의 이미지에 걸맞게 '예능의 기본을 지키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화두로 던지며 철저한 시간 관리, 웃기지 못할 시 출연자 벌칙 등의 공약을 내세워 기본에 충실할 것을 약속했다. 노홍철은 '전부 보여드리겠다'며 무한도전 멤버들의 사생활을 모두 노출하겠다고 공약해 출연자들을 경악시켰고, 정형돈은 '웃다가 눈물나게 해드리겠다'며 시청률 재난본부 설치, 약속에 대한 책임제 시행, 개그 갱생 연수제 등의 실질적인 공약을 내세웠다. 

    ◇ 실제 선거를 풍자한 무한도전 PD의 연출 감각 빛나

    네거티브 전략, 선심성 공약, SNS 선거 유세, 몰래카메라, 후보 단일화 등의 선거 이슈 던져
    세월호 참사를 빗댄 '개그 컨트롤 타워' 공약도


    MBC 김태호 PD가 연출하는 무한도전은 단순한 웃음에 그치지 않고 시류를 탄 사회 문제를 이슈로 던지는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이번 '선택 2014' 특집 역시 '6.4 전국동시 지방선거'에 맞춰 제작되었다. 이전에도 무한도전은 2007년에 치뤄진 대통령 선거에 맞춰 '무한도전 반장선거'를 방송했었는데, 이번 방송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당시에도 선거에 대한 각종 패러디를 감행해 시청자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었고, '선택 2014' 특집은 정치 풍자를 통해 조금더 강력한 메세지를 던지고 있다.

    우선, 각 후보들의 단일화 과정이 있었다. 개별 지지율이 낮았던 정형돈, 하하, 박명수, 정준하의 단일화 과정 중에는 서로 이해관계에 따라 단일화 번복이 여러번 있었고, 이 과정에서 단일화를 조건으로 자기 밥그릇을 챙기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또, 선거 유세에서 각 후보들의 선심성 공약이 남발했고, 정형돈은 아이돌을 내세워 SNS 홍보전을 펼치기도 했다.

    토론 과정에서는 유재석, 노홍철이 몰래카메라를 통해 네거티브 전을 펼쳐 웃음은 주었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했고, 유재석은 '그것을 알고 싶다'를 재미있게 패러디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 정형돈은 '개그 컨트롤 타워'를 만들겠다고 밝혀 세월호 참사에 대한 풍자도 잊지 않았다.

    ◇ 17, 18일 사전투표 출구조사 결과 유재석이 1위, 결과는?

    6.4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기를 기대
    정관용 교수 "투표란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선택하고 차선이 없다면 차악이라도 선택하는 것"


    지난 17, 18일 진행된 사전투표 출구조사 결과는 유재석 후보가 1위를 차지했었다. 30만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5월 22일 투표 결과까지 합산해 24일 방송에서 당선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진행자로 참여했던 정관용 교수는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후보들의 합종연횡, 정치권의 네거티브 전략을 빗댄 모습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며 "'무한도전'은 웃기는 프로그램이고, 웃기는 프로그램이 선거를 풍자하며 한국정치를 웃으며 생각할 수 있게 했다는 점, 지방선거에 관심을 환기시킨 점 등은 높이 산다"고 말했다.

    또, "투표란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선택하고 차선이 없다면 차악이라도 선택하는 것. 최악이 되는 것만큼은 막는 게 큰 의미가 있다. 찍고 싶은 사람이 없다고 하더라도 가서 차악이라도 선택하길 바란다. 꼭 투표하시라"며 지방선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부탁하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 시장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투표 참여를 인증하는 등 관심이 뜨거운 이번 무한도전 방송의 인기가 실제로 6.4 지방선거 참여를 독려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지방 선거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킨 점만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는 평가다. 사전투표에 힘입어 유재석 후보가 당선될지, 토론 전까지 지지율 1위를 했던 노홍철 후보가 당선될지, 단일화를 이룬 정형돈 후보가 대역전글을 펼쳐낼 수 있을지. 많은 시청자들이 토요일 투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