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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엔 개를 굶겨라? 정월 대보름날 다양한 풍속들

기사입력 2018.03.02 09:20
음력 1월15일은 정월 대보름날
오곡밥, 부럼 등 대보름날 음식…과학적 효과 입증
전국 다양한 달맞이 행사 풍성…즐길 거리, 재미있는 풍속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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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야후이미지검색
    음력 1월15일은 연 중 가장 큰 보름인 정월 대보름날이다. 정월 대보름에는 한 해의 안녕과 복을 기원하는 다양한 민속 행사가 행해지는데, 우리나라 전체 세시풍속의 4분의 1에 육박할 정도로 많은 풍속이 이 날 펼쳐진다.

    ◇ 정월 대보름 풍성한 먹거리 풍속

    정월 대보름에 전해 내려오는 풍속 중 가장 보편화된 것은 오곡밥, 부럼 등 음식과 관련된 것이다. 정월 대보름날의 절기 음식은 겨우내 부족한 영양소를 섭취하고 신진대사를 좋게 하기 위한 것들로 과학적으로도 그 효과가 입증되었다.

    정월 대보름 전 날인 음력 1월14일 저녁에 지어먹는 약식과 오곡밥은 건강과 풍년, 장수를 기원한다. 특히 오곡밥은 쌀, 차조, 차수수, 팥, 검은콩 등 5가지 곡식으로 짓는데, 잡곡에 함유된 다양한 영양소로 항암 효과 및 노화방지, 비만 예방 등에 탁월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정월 대보름에는 식이섬유, 철분, 비타민 등이 풍부한 호박고지, 고사리, 시래기 등의 묵은 나물을 볶아 오곡밥과 함께 먹는다. 정월 대보름에 묵은 나물을 먹으면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전해지고 있다.

    대보름날 새벽에는 부럼을 깨무는데, 땅콩, 호두, 잣, 밤, 은행 등 딱딱한 열매를 껍질째 자신의 나이만큼 깨물어 먹는다. 부럼을 깨물면 한 해 동안 부스럼이 생기지 않고 이가 단단해진다고 전해지는데, 견과류에 포함된 불포화지방산 등으로 겨우내 부족했던 영양소를 보충하게 하는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있는 풍속이다.

    정월 대보름 아침에는 가족이 함께 모여 귀밝이술을 마시기도 한다. 소주나 청주를 차게 하여 마시는 귀밝이술은 이명주(耳明酒)라고도 불리며, 귀밝이술을 마시면 귓병이 낫고 귀가 더 밝아지며 한 해 동안 기쁜 소식을 듣게 된다고 한다. 집안 웃어른이 한 잔씩 따라주는 것이 관례인 귀밝이술은 남녀노소 상관없이 모두가 마셨으며, 겨우내 움츠렸던 몸에 혈액 순환을 도와주는 효과가 있다.

    정월 대보름날에 취나물, 김, 배춧잎 등에 오곡밥을 싸서 먹는 복쌈을 먹는 풍습도 있다. 쌈을 먹으면 ‘쌈 싸듯 복을 모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나온 풍습이다. 이 외에 장수를 기원하며 국수를 먹기도 하고, 찹쌀가루를 동그랗게 빚어 꿀물에 담근 원소병(元宵餠) 만들어 먹기도 했다.

    ◇ 정월 대보름날 재미있는 세시풍속

    정월 대보름날에는 하루 9끼를 먹어야 좋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오곡밥 등 절기 음식을 이웃들과 함께 나눠 먹는 것이 전통 풍습이다. 대보름날 아침에는 아이들이 여러 집을 돌아다니며 조리에 오곡밥을 한 숟갈씩 얻어다 먹기도 했는데, 이를 백가반(百家飯)이라 불렀다. 지방에 따라 세 집 밥을 먹어야 그 해의 운이 좋다거나 여러 집(百家)의 밥을 먹지 않은 아이는 봄에 병이 나고 몸이 마른다는 속설이 전해지기도 한다.

    이처럼 먹을 거리가 풍성한 정월 대보름날이지만 개에게 대보름은 그리 반가운 날이 아니다. 바로 정월 대보름날 개를 굶기는 개보름쇠기 때문이다. 이 날 개에게 음식을 주면 일년 내내 파리가 많이 꼬이고 개가 쇠약해진다는 속설이 있어 정월 대보름날 개들은 하루 종일 굶거나 오후 늦게 쯤에야 먹이를 얻어먹을 수 있었다. 그래서 ‘개 보름 쇠듯 한다’라는 속담까지 생겨났는데, 남들은 다 잘 먹고 지내는 명절 같은 날에 제대로 먹지 못하고 지내는 개를 빗댄 말로 정월 대보름날의 풍속에서 유래된 것이다.

    정월 대보름날 아침에 행해지는 더위팔기도 여전히 많이 행해지는 풍속으로, 정월 대보름날 더위를 팔면 그 해 여름에 더위를 잘 견딜 수 있다고 한다. 보통 더위는 해뜨기 전에 일어나 만나는 사람에게 팔게 되는데, 상대방의 이름을 불러 대답하면 ‘내 더위 사가게’라며 더위를 팔 수 있다. 하지만, 상대방이 대답하지 않고 ‘내 더위 먼저 사가게’라고 응수하면 상대방의 더위를 오히려 사올 수도 있다.

    정월 대보름 전 날 논둑이나 밭둑에 불을 놓는 쥐불놀이 역시 정월 대보름의 대표적인 행사로 잡귀를 쫓고 풍요를 기원하는 풍속이다. 쥐불놀이는 논밭두렁의 잡초를 태움으로써 쥐와 해충을 방제하고 남은 재로 농사의 밑거름을 만드는 중요한 행사였지만, 농약의 발달과 화재예방을 위한 제재로 요즘은 쉽게 볼 수 없게 되었다.

    정월 대보름날 풍속 중 나무시집보내기는 감나무, 대추나무, 밤나무 등 과일 나무의 가지 사이에 작은 돌을 끼워놓는 것으로, 영양이 뿌리로 가는 것을 막아 열매를 많게 한다고 한다.

    ◇ 정월 대보름 달맞이 행사

    정월 대보름날 전국에서는 달맞이 행사가 전국에서 펼쳐진다. 달맞이는 정월 대보름날 달을 보고 소원을 빌고 풍년을 점치는 세시 풍습이며, 달집태우기는 짚, 대나무 등으로 만든 달집을 태우며 액막이와 풍년을 기원하는 행사이다.

    정월 대보름이되면 가까운 행사장을 찾아 한 해의 안녕과 건강을 빌어보는 것은 어떨까? 온 가족이 함께 한다면 보다 뜻 깊은 정월 대보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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