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앤서 3.0의 진화, 진단 가능성에서 생태계 구축으로
멀티 에이전트 AI의 의료 적용...4개 질환 집중 실증
데이터 수집·이상 감지·의사 알림으로 이어지는 케어 강조

김대진 서울성모병원 교수 겸 닥터앤서 3.0 사업단장. /서재창 기자

"대한민국 모든 병원에 AI 시스템이 도입되고, 퇴원 후에도 환자가 방치되지 않는 의료 생태계. 이것이 닥터앤서 3.0의 목표입니다."

김대진 서울성모병원 교수 겸 닥터앤서 3.0 사업단장이 'AI World Congress 2026 in Seoul(AWC 2026)'에서 닥터앤서 3.0으로 인한 국내 진료 생태계 변화를 짚었다. 

정신과 전문의이자 중독 치료 전문가인 김 교수의 발표는 외래 현장의 현실 진단부터 멀티 에이전트 AI가 진료 공백을 어떻게 메울 수 있는지로 이어졌다. 그는 발표 서두에 대형병원 진료 현장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빅5 병원에서 처방을 내면 대부분 세 달 뒤 진료를 잡는다. 그 사이에 환자는 의사를 만날 수 없다"고 말했다. 그의 외래 하루 진료 인원은 50명. 이 숫자도 정신과에서 "말도 안 되는 숫자"라고 표현했다. 환자는 대기실의 눈치에 밀려 진료실을 빠르게 빠져나가고, 의사는 개별 환자를 깊이 살필 여유를 잃는다. 

이 공백을 메우는 것이 닥터앤서 3.0의 주요 미션이다. 이를 위해 김 교수가 선택한 기술 개념이 멀티 에이전트 AI와 오케스트레이션이었다. 그는 "처음에는 AI 몇 가지를 결합하고 제한된 정보만 주면 해결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AI 모델이 각각 따로 작동해서는 환자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을 직접 부딪히며 알게 된 것이다. 이에 해법으로 도입된 개념이 오케스트레이션 AI다. 김 교수는 "A라는 AI가 상황을 파악하면, B가 분석하고, C가 식이를 점검하고, D가 의사에게 보고한다.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이 전체를 조율하는 것이 오케스트레이션 AI"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가 닥터앤서 3.0의 집중 실증 대상으로 선택한 질환은 신장암, 유방암, 심장질환, 피부질환 네 가지다. 선택 배경에는 의사로서의 임상 경험이 깔려 있었다. 그는 신장암 환자의 경우를 상세히 풀어냈다. 술과 담배를 끊지 못한 신장암 수술 환자는 수술 후에도 생활 습관이 바뀌지 않아 불과 5~6년 만에 투석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투석을 하면 일주일에 3일, 하루 4~5시간을 병원에 누워 있어야 한다. 아무런 사회생활을 할 수 없고 점차 악화한다"고 말했다.

이식 문제도 현실적인 딜레마로 제시됐다. 김 교수는 기대 수명이 90세에 가까워진 지금, 60세에 신장 이식을 받으면 30살인 아들이 공여를 해도 수십 년 뒤 아들 역시 투석에 이를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닥터앤서 3.0이 택한 방향은 수술 이후의 예후 관리다. 환자가 매일 생성하는 건강 데이터를 수집해 기능 저하 위험도를 알려주고, 소금 섭취량을 계산하며, 이상 신호가 감지되면 즉각 진료 연결, 위급 상황에는 병원에 알람이 가는 구조다. 김 교수는 "신장암 환자가 수술을 하더라도 평생 투석 없이 살도록 돕는 것을 실증하는 과제"라고 밝혔다. 

유방암 환자의 림프 부종 문제도 같은 맥락이었다. 유방 수술 후 발생하는 림프 부종은 한 번 생기면 비가역적이라 팔이 붓고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해진다. 닥터앤서 3.0은 인바디 데이터를 사전에 축적해 부종을 조기 감지하고, 발생 전에 관리 행동을 안내함으로써 림프 부종 자체를 예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심장질환 부문도 조명했다. 김 교수는 스마트워치로 측정한 심전도 이미지를 AI가 분석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가슴 불편감에 대한 요인을 실시간으로 판별해주는 기능이 닥터앤서 3.0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일반인에게 이 판단 수준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강연 말미에 김 교수는 닥터앤서 3.0의 지향점을 명확히 했다. 모든 데이터가 EMR에 연동돼 의사가 환자의 한두 달 사이 변화를 파악하게 하는 것, 시스템이 특정 병원에 종속되지 않고 국내 모든 병원에 확산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원격 진료 규제가 풀리면 연동 기능까지 확장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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