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암 환자가 늘면서 암 치료의 관심사도 변화하고 있다. 종양의 크기나 병기뿐 아니라 환자의 보행 능력과 인지 기능, 영양 상태 등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함께 평가해 치료 계획에 반영하려는 시도가 의료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은 70세 이상 고령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통합 관리 모델 ‘CCCS(Comprehensive Cancer Care for Senior)’를 도입한다고 9일 밝혔다. 병원은 올해 말까지 시범 운영을 거쳐 이르면 연말부터 적용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이 70세 이상 고령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통합 관리 모델 ‘CCCS’를 도입한다. 사진은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전경. /삼성서울병원 제공

이번 프로그램은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증가하는 고령 암 환자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을 찾은 암 환자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 환자 비율은 2008년 29%에서 2022년 40%로 증가했다.

고령 환자의 경우 암 자체뿐 아니라 신체 기능 저하와 인지 기능 변화, 영양 상태, 다약제 복용 여부 등이 치료 과정과 회복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의료 현장에서는 종양 치료와 함께 환자의 기능 유지와 안전한 회복을 고려하는 진료 모델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CCCS는 이러한 변화에 맞춰 수술이 필요한 70세 이상 암 환자를 대상으로 노인종양학(Geriatric Oncology)에 기반한 평가와 관리를 제공한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은 입원 예정인 고령 암 환자를 평가한 뒤 고위험군으로 분류될 경우 추가 상담과 검사를 진행해 맞춤형 치료 계획을 수립한다.

특히 보행 속도를 측정하는 TUG(Timed Up and Go) 검사를 통해 신체 기능을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회복을 돕기 위한 개별 치료 계획을 마련한다. 인지 기능 평가를 통해 입원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섬망 예방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와 함께 복용 중인 약물을 점검해 불필요한 중복 처방이나 약물 상호작용 가능성을 확인하고, 낙상 위험도를 평가해 입원 과정에서 밀착 관리를 시행한다. 영양 상태 점검과 통증 관리, 우울 등 정신건강 상담도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김희철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장(대장항문외과 교수)은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은 이미 고령 환자 특화 치료와 연구 모델을 개발해 운영 중”이라며 “우리나라 역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만큼 고령 암 환자를 위한 새로운 의료 문화를 만드는 데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시도는 암 치료의 목표가 생존율 향상을 넘어 환자의 삶의 질과 일상 회복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아산병원은 젊은 암 생존자의 사회 복귀와 정신건강, 가임력 보존 등을 지원하는 통합 프로그램 ‘MY HOPE’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이 고령 암 환자의 기능 유지와 자립을 돕는 진료 모델을 도입한 것과 마찬가지로, 암 치료 이후의 삶까지 함께 고려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다만 CCCS는 올해 말까지 시범 운영 단계로, 향후 실제 진료 현장에서 어떤 효과를 보일지는 추가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홈으로 이동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