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수면행동장애 환자에서 체내 수분 비율 변화가 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 발생 위험과 연관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비교적 간단한 체성분 검사가 고위험군 선별에 활용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주은연 교수와 일산백병원 신경과 배희원 교수 연구팀은 렘수면행동장애 환자의 체성분 지표와 신경퇴행성 질환 발생 위험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Sleep Medicine 최근호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렘수면행동장애(RBD)는 수면 중 꿈속 행동을 실제로 옮기며 소리를 지르거나 팔다리를 움직이는 질환이다. 환자 상당수는 이후 파킨슨병이나 루이소체 치매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2016년부터 2024년까지 렘수면행동장애를 진단받은 환자 147명을 대상으로 생체전기저항 분석 방식의 체성분 검사를 시행하고 평균 약 4.5년간 추적 관찰했다. 이 기간 전체 환자의 21.1%는 파킨슨병이나 루이소체 치매 등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진단됐다.

세포 외 수분비(ECW/TBW)에 따른 신경퇴행성 질환 무진행 생존율 비교. 세포 외 수분비가 높은 군(검은색 선)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 없이 유지되는 비율이 더 낮게 나타났다. /이미지=삼성서울병원

분석 결과, 세포 외 수분비(Extracellular Water-to-Total Body Water ratio·ECW/TBW)가 높을수록 신경퇴행성 질환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포 외 수분비는 체내 전체 수분 중 세포 밖에 존재하는 수분의 비율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세포막 기능 저하나 만성 염증 상태를 반영하는 지표로 알려져 있다.

논문에 따르면 세포 외 수분비가 1 표준편차 증가할 때마다, 다변량 분석에서 신경퇴행성 질환 발생 위험비(HR)는 약 6.56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팀이 설정한 기준상 세포 외 수분비가 38.4%를 넘는 고위험군에서는 질환 진행 속도가 더 빠른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세포 외 수분비 증가가 신체 내 염증 환경 및 세포 기능 이상과 연관되고, 이러한 변화가 신경계를 취약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체성분 지표와 질환 발생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관찰한 연구로,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연구에서는 세포 건강도를 반영하는 지표인 전신 위상각(Phase Angle)과 운동 증상 간의 연관성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전신 위상각이 낮을수록 근육 경직이나 떨림 등 운동 증상이 더 두드러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주은연 교수는 “렘수면행동장애는 파킨슨병이나 치매로 이어질 위험이 크지만, 일상 진료에서 고위험군을 간편하게 선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비교적 접근성이 높은 체성분 검사가 환자의 발병 위험을 모니터링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단일기관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향적 관찰 연구로 수행됐다. 연구팀은 실제 임상 적용을 위해서는 추가 대규모 검증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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