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움직임으로 전기 만들어 상처 회복 촉진…무전원 전자약 플랫폼 개발
인체의 미세한 움직임만으로 전기를 생성해 상처 회복을 돕는 무전원 전자약(electroceutical) 플랫폼이 개발됐다. 배터리나 외부 전원 없이 작동하는 자가발전형 시스템으로, 연구팀은 전임상 동물실험에서 상처 회복 촉진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은 중앙대학교 류한준·윤정기 교수와 단국대학교 양희석 교수 연구팀이 관성 기반 마찰전기 나노발전기(TENG)를 활용한 자가발전형 전기자극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npj Flexible Electronics에 온라인 선게재(Article in Press)됐다.
전기자극은 손상된 피부 조직에서 감소한 전기장을 회복시켜 세포 이동과 증식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상처 회복을 돕는 기술로 알려져 있다. 다만 기존 전기자극 시스템은 외부 전원이나 배터리가 필요하고, 동일한 파형이 반복될 경우 생체 적응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인체 움직임에서 발생하는 기계적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소형 TENG 기반 장치를 개발했다. 장치는 크기 약 2㎤, 무게 4.9g 수준으로 설계됐으며, 움직임에 따라 비주기적인 전기 파형을 생성하는 구조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각질세포(HaCaT), 섬유아세포(HDF), 혈관내피세포(HUVEC)를 대상으로 한 세포실험에서 전기자극에 의한 세포 이동 촉진 효과를 확인했다. 특히 전기자극을 받은 각질세포에서는 세포외소포(exosome) 분비량이 증가했으며, 세포외소포 관련 단백질 기준 분비량은 대조군 대비 약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어 누드마우스(full-thickness dorsal wound model)를 이용한 전임상 동물실험도 수행했다. 실험 10일 후 상처 면적은 대조군 0.171㎠, 전기자극군 0.089㎠로 나타났으며, 상처 회복률은 각각 88.5%, 93.7%였다.
조직 분석에서는 혈관 형성과 관련된 CD31·α-SMA 발현 증가와 함께 표피 성숙, 콜라겐 침착 증가 등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전기자극이 상처 부위의 피부 미생물 군집 변화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류한준 교수는 “인체 움직임에서 발생하는 관성과 중력만으로 구동되는 구조로, 환자의 자연스러운 활동 자체가 치료 과정에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윤정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기자극에 따른 피부 조직과 세포 반응을 관찰한 전임상 단계 연구”라며 “향후 장기 안정성과 실제 임상 환경 적용 가능성을 추가 검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세포실험과 전임상 동물실험 단계에서 수행된 것으로, 실제 임상 적용을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KFRM)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논문 저자들은 이해충돌(COI)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