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에 망가진 침샘, ‘환경 제어+줄기세포’로 기능 회복 가능성 제시
두경부암 방사선 치료 이후 흔히 발생하는 구강건조증의 원인인 침샘 손상에 대해, 기능 회복 가능성을 제시한 새로운 접근이 전임상 연구에서 제시됐다. 산화스트레스 환경을 먼저 제어한 뒤 줄기세포를 적용하는 ‘이중 구조’가 핵심이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권성근 교수와 융합의학과 정지홍 교수 연구팀은 항산화 단백질 전달체와 줄기세포 스페로이드를 결합한 치료 시스템을 개발하고, 방사선으로 침샘 손상을 유도한 동물 모델에서 기능 개선 가능성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생체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Bioactive Materials’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세포 실험과 동물실험을 포함한 전임상 단계에서 수행됐다.
줄기세포 한계였던 ‘산화스트레스 환경’ 먼저 제어
방사선 치료를 받은 침샘 조직에서는 활성산소(ROS)가 증가하면서 세포 손상과 섬유화가 진행된다. 현재는 인공 타액이나 분비 촉진제 등 증상 완화 중심의 치료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줄기세포 치료가, 이 같은 산화스트레스 환경에서 생존율이 낮고 조직 내 정착이 어렵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항산화 기능을 가진 전달체를 먼저 적용해 조직 환경을 안정화한 뒤, 줄기세포가 재생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는 구조를 설계했다. 전달체는 천연 항산화 물질인 글루타치온을 젤라틴 기반 단백질과 결합해 제작됐으며, 내부에는 3차원 형태로 배양한 줄기세포 스페로이드가 탑재됐다.
활성산소 감소·혈관 생성 지표 증가…침 분비 기능 개선 관찰
연구는 방사선으로 침샘 손상을 유도한 쥐 모델에서 진행됐으며, 무처리군과 전달체 단독, 줄기세포 스페로이드 단독, 결합 치료군으로 나눠 약 6주간 관찰했다.
그 결과 결합 치료군에서는 방사선 이후 증가한 활성산소가 유의하게 감소했으며(p<0.05), 세포 사멸 지표 역시 정상 수준(약 2.6%)과 유사한 4% 미만으로 억제됐다. 줄기세포 스페로이드는 혈관내피성장인자(VEGF) 발현을 증가시키며, 혈관 형성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에서 단독 처리 대비 약 5배 높은 수준을 보였다.
기능적 측면에서도 침 분비량 개선이 관찰됐으며, 조직학적으로 침샘의 선방(acinar) 구조 재생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초기에는 전달체가 산화스트레스를 억제하고, 이후 줄기세포가 혈관 생성을 유도하는 단계적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전임상 단계 재생 접근…임상 적용은 추가 검증 필요
권성근 교수는 줄기세포 치료의 한계로 지적돼 온 산화스트레스 환경을 제어하는 전략을 결합한 점에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활성산소 감소, 혈관 생성, 조직 재생, 침 분비 기능 등 여러 생물학적 지표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전임상 결과다. 방사선 손상으로 악화한 조직 환경을 제어한 뒤 재생을 유도하는 접근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기존 줄기세포 치료의 한계를 보완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해당 결과는 동물모델에서 확인된 것으로, 인체에서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