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활용해 무릎 관절에서 연골이 가장 많이 닳은 지점을 자동으로 찾아내는 새로운 영상 평가 지표가 제시됐다. 기존처럼 정해진 위치에서 관절 간격을 측정하는 방식보다 환자마다 다른 관절 마모 위치를 반영할 수 있어 골관절염의 중증도와 진행 변화를 더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노두현 교수와 동국대일산병원 정형외과 이도원 교수 공동 연구팀은 딥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해 무릎 관절 간격을 자동으로 측정하는 영상 지표 ‘oJSW(orthogonal minimum joint space width)’를 개발하고 성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무릎 골관절염의 중증도 평가는 일반적으로 X-ray에서 대퇴골과 경골 사이의 관절 간격(joint space width, JSW)을 측정해 이뤄진다. 그러나 기존 방식은 관절의 특정 위치(JSW225, JSW250 등)를 기준으로 간격을 측정하기 때문에 환자마다 다른 연골 마모 위치나 비대칭적인 관절 손상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한계가 지적됐다.

연구팀이 제안한 oJSW는 AI가 X-ray 영상에서 관절 구조를 분석해 가장 좁아진 지점을 자동으로 탐색하고, 해당 위치에서 관절 간격을 수직으로 측정하는 방식이다. 고정된 위치가 아닌 실제 마모가 가장 심한 부위를 기준으로 간격을 계산함으로써 개인별 관절 손상 상태를 더욱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무릎 X-ray에서 관절 간격 측정 방식 비교. oJSW(보라색)는 AI가 관절에서 가장 좁은 지점을 찾아 측정하는 방식으로, 기존 고정 위치 측정(JSW22.5·JSW25)과 차이가 있다. (초기·2년·6년 시점 비교) /이미지=서울대병원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구축한 골관절염 연구 코호트(Osteoarthritis Initiative) 자료를 활용해 진행됐다. 연구팀은 참여자 3,855명의 무릎 X-ray 영상 1만5313건을 대상으로 최대 72개월(6년) 동안 추적 분석해 새 지표의 성능을 기존 측정 방식과 비교했다.

분석 결과 oJSW는 골관절염 중증도 판별에서 AUC 0.86~0.97의 성능을 보여 기존 고정 위치 측정 방식(AUC 0.78~0.95)보다 높은 구분 능력을 나타냈다. 또한 12개월 단위 변화를 분석한 결과, 질병 진행 변화를 평가하는 지표인 rSRM(relative standardized response mean)은 0.91~0.97로 나타나 관절 구조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골관절염 중증도 판별 성능 비교. AI 기반 oJSW는 JSN > 0, JSN > 1, JSN > 2 기준 모두에서 기존 고정 위치 측정 방식보다 높은 AUC(0.86~0.97)를 보였다. /이미지=서울대병원

노두현 교수는 “oJSW는 골관절염 중증도 평가와 질환 진행 추적에 있어 구조적 지표가 될 것”이라며 “특히 질병의 진행을 늦추는 근본적 치료제 임상시험에서 민감한 평가 도구로 활용되어 신약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도원 교수는 완전히 자동화된 분석을 통해 객관적이고 표준화된 영상 평가 방법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공개 코호트 자료를 활용한 후향적 분석으로, 실제 임상 환경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검증 연구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스포츠의학회 공식 학술지 Knee Surgery, Sports Traumatology, Arthroscopy(KSSTA)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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