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펠라 방콕 전경

2024년 9월, 차오프라야 강변의 카펠라 방콕이 '월드 50 베스트 호텔(The World's 50 Best Hotels)' 1위에 오르며 세계 최고의 호텔로 이름을 올렸다. 2020년 개장 이후 불과 4년 만의 성과였다. 101개 객실 규모의 이 어반 리조트는 어떻게 세계 600여 명의 럭셔리 여행 전문가들을 사로잡았을까.

설립 초기부터 카펠라 방콕과 함께한 조세핀 팽(Josephine Png) 세일즈 & 마케팅 총괄 디렉터를 만나 그 이면의 철학을 들었다. 생굴일라, 페닌슐라, 리츠칼튼, 만다린 오리엔탈, 그랜드 하얏트 등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에서 약 30년 경력을 쌓아온 그녀는 카펠라 방콕의 프리오프닝부터 합류해 태국 시장에서 카펠라 브랜드의 첫 발자국을 이끌었다. 그 결과 호텔은 개장 첫 해에만 트래블 + 레저 '방콕 최고의 시티 호텔 1위', 콩데 나스트 트래블러 '최고의 신규 호텔' 등 10개 이상의 국제 상을 수상했다.

“한국 여행객, 조용한 럭셔리 선호”
점점 까다로워지는 한국 여행자들에게 지금이 카펠라 방콕을 경험하기 좋은 순간인지 묻자, 그녀의 답변은 예상을 벗어났다.

조세핀 팽(Josephine Png) 카펠라 방콕 세일즈 & 마케팅 총괄 디렉터

"중요한 것은 시점이 아니라 '소속감'입니다." 카펠라 방콕은 언제나 한국 여행객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환영해 온 공간이며, 시대를 초월한 럭셔리와 개인화된 배려를 통해 자연스러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한국 럭셔리 여행자들의 취향은 변화하고 있다. '보이는 럭셔리'보다 감성적이고 절제된 '조용한 럭셔리(Quiet Luxury)'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조세핀 디렉터는 이러한 변화가 카펠라 방콕의 정체성과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다고 말한다.

"소규모의 친밀한 규모 덕분에 우리는 절제되고 은밀하며 진정한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화려함을 드러내기보다는 감정적 연결과 개인화된 서비스, 그리고 여정 전반에 흐르는 차분한 품격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는 오늘날 한국 럭셔리 여행자들의 성향과 잘 맞습니다."

“개인화, 진정성의 차이”
많은 호텔이 개인화를 이야기하지만, 고객들은 이미 형식적인 서비스와 진정성 있는 배려를 구분할 수 있다. 카펠라 방콕의 큐레이션이 '프로그램화되지 않은 진정성'으로 느껴지는 이유를 묻자, 조세핀 디렉터는 ‘자연스러움과 여유’를 꼽았다.

"우리는 정해진 서비스가 아니라, 팀원들이 직관적으로 고객과 교감할 수 있는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전통적인 블랙 수트 대신 현지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테일러드 유니폼을 착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편안하고 환영받는 분위기 속에서 배려가 인위적이지 않고 진솔하게 전달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카펠라 방콕의 전 객실에는 '카펠라 컬처리스트(Capella Culturist)'라 불리는 전담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들은 고객의 여행 목적에 맞춰 개인화된 문화 체험을 큐레이션하며, 생일 여행, 가족 휴식, 스테이케이션 등 모든 경험을 표준화하지 않고 목적별로 설계한다.

“웰니스는 트렌드가 아닌 일상”
한국 여행자에게 웰니스는 더 이상 여행 트렌드가 아닌 일상의 라이프스타일이다. 카펠라 방콕은 개관 초기부터 웰니스를 핵심 가치로 삼아왔으며, '아우리가 스파'가 아닌 '아우리가 웰니스(Auriga Wellness)'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트리트먼트에 국한되지 않고, 움직임, 명상, 영양, 휴식을 아우르는 전인적 웰빙을 지향합니다. 웰니스를 하나의 유행이나 사치가 아닌 일상의 리듬으로 자연스럽게 녹여냅니다."

태국 전통 치유법인 톡센(Tok Sen) 마사지를 포함해 7개의 트리트먼트 룸과 워터 테라피 시설을 갖춘 아우리가 웰니스는 웰니스를 삶의 일부로 여기는 여행자들의 가치관에 부합한다.

“공간이 주는 차별성”
방콕 차오프라야 강변에는 많은 럭셔리 호텔이 자리하고 있다. 카펠라 방콕만의 공간적 차별점을 묻자 조세핀 디렉터는 '친밀함'을 강조했다.

카펠라 방콕의 리버 스위트 룸

"총 101개의 객실 모두가 강을 향해 열려 있으며, 각 객실에는 프라이빗 발코니가 마련되어 강의 흐름을 일상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일부 객실과 리버프런트 빌라는 야외 자쿠지 플런지 풀을 갖추고 있어 호텔보다는 개인 레지던스에 머무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카펠라 방콕은 태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로인 짜른끄룽 로드와 '왕의 강' 짜오프라야가 만나는 지점에 자리한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역사적 입지에서 자연과 건축, 도심의 균형이 조용히 어우러진다.

보이지 않는 배려가 만든 월드 베스트
약 30년 글로벌 럭셔리 호텔 경력을 통해 본 카펠라 방콕의 '보이지 않는 철학'은 무엇일까. 조세핀 디렉터는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의 여행 목적에 맞춰 여정을 세심하게 큐레이션하는 방식"이라고 답했다.

카펠라 방콕의 레스토랑 '코트 바이 마우로 콜라그레코(Côte by Mauro Colagreco)'

"눈에 띄지는 않지만 세심하게 준비된 이러한 배려가 머무는 순간을 기억으로 남게 만들고, 결국 카펠라 방콕을 월드 베스트 호텔로 이끈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카펠라 방콕의 대표 레스토랑 '코트 바이 마우로 콜라그레코(Côte by Mauro Colagreco)'는 2025년 미쉐린 가이드에서 2스타를 획득했다. 미쉐린 3스타 셰프 마우로 콜라그레코가 프렌치·이탈리안 리비에라 요리를 재해석한 이곳은 다비데 가라발리아(Davide Garavaglia) 셰프가 이끌고 있다.

한편, 카펠라 호텔 그룹은 2001년 리츠칼튼 전 CEO 호르스트 슐츠(Horst Schulze)가 설립했으며, 2017년 싱가포르 Kwee Family의 Pontiac Land Group이 인수했다. 현재 싱가포르, 방콕, 타이페이, 우붓, 상하이, 시드니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8개 호텔을 운영 중이며, 트래블 + 레저 선정 '월드 베스트 어워즈'에서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연속 베스트 호텔 브랜드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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