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시간대 과도한 졸림을 경험하는 정도가 개인의 성격 특성과 어떤 연관성을 갖는지를 분석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무작정 버티는 끈기보다는, 장기적인 목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유지하는 성향이 주간 졸음과 더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확인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와 세종충남대병원 신경과 김재림 교수 연구팀은 성격 특성인 ‘그릿(GRIT)’과 대표적인 수면장애 증상인 주간 졸음 간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Sleep and Breathing에 최근 게재했다고 밝혔다.

그릿은 장기적인 목표를 향해 인내와 열정을 유지하는 성향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연구팀은 이를 ▲목표에 대한 관심의 지속성 ▲노력의 꾸준함이라는 두 가지 하위 특성으로 나눠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전국 성인 2,356명을 대상으로 엡워스 졸음증 척도(Epworth Sleepiness Scale)를 활용해 주간 졸음 수준을 평가하고, 각 성격 특성과의 연관성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릿 하위특성 ‘관심의 지속성’(CI, 주황색) 및 ‘노력의 꾸준함’(PE, 청색)과 주간 졸음(EDS)의 관계 /이미지 제공=분당서울대병원

분석 결과, 목표에 대한 관심을 오래 유지하는 성향이 높은 사람일수록 주간 졸음을 경험하는 비율이 일관되게 낮아지는 경향이 관찰됐다. 반면 흔히 ‘끈기’나 ‘인내’로 인식되는 노력의 꾸준함은 주간 졸음과 유의미한 관련성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단순히 더 열심히 버티는 태도보다는, 장기적인 목표에 대한 흥미와 의미를 유지하는 심리적 특성이 주간 졸음과 연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성격 특성과 주간 졸음 간의 관계를 분석한 것으로, 특정 성향이 주간 졸음을 직접적으로 개선하거나 예방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주간 졸음은 불면증, 수면무호흡증, 교대근무, 약물 복용 등 다양한 의학적·환경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번 분석이 주간 졸음과 관련된 심리적 요인을 보다 세분화해 이해하는 데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으며, 향후 수면장애 치료에서 활용되는 인지행동적 접근을 설계하는 데 기초적인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창호 교수는 “주간 졸음은 집중력 저하와 일상생활의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표적인 수면 관련 증상”이라며 “무조건적인 인내보다는 장기적인 목표에 대한 흥미와 의미를 어떻게 유지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주간 졸음과의 관계를 이해하는 하나의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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