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진 대표 “실패하는 이유는 기술 아닌 데이터에 있어”
판도라·페덱스·펩시코 사례로 AI 에이전트 도입 현황 공유
“사람은 여전히 리더, 에이전트는 능력 있는 팀원” 역설

박세진 세일즈포스코리아 대표. /THE AI

“기업용 AI에서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AI 모델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입니다.”

박세진 세일즈포스코리아 대표가 2일 ‘The AI Show 2025(TAS 2025)’에서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AI 에이전트로 생산성을 혁신한 사례를 공유했다. 

박세진 세일즈포스코리아 대표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전 세계 기업의 95%가 AI 에이전트 파일럿 프로젝트를 실제 운영으로 전환하는 데 실패하는 이유도 데이터 준비 부족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세일즈포스는 1999년 창립 이래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를 시작으로 모바일, 소셜을 거쳐 이제 에이전틱 AI까지 혁신을 이어왔으며, 올해 약 413억 달러(약 60조 원)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세진 대표는 발표에서 컨슈머 AI와 기업형 AI의 근본적 차이를 명확히 했다. 그는 “챗GPT, 클로드, 제미나이 같은 소비자용 AI는 인터넷의 공공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해 개인 생산성에서 혁신을 만들지만, 기업은 고객 데이터, 상품 데이터, 영업 서비스 이력 데이터 등 기업만의 데이터로 비즈니스를 움직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터가 없으면 기업용 AI는 똑똑해질 수 없고, 데이터가 신뢰할 수 없으면 AI는 위험해진다”며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로 가는 출발점은 AI 모델이 아니라 데이터라고 말했다. 

세일즈포스는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연례행사 ‘드림포스’에서 ‘에이전트포스 360’를 공개했다. 에이전트포스 360은 직원, 고객, 운영 에이전트를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하는 AI 에이전트다. 음성으로 에이전트를 호출하고 업무를 실행시키며 결과를 검토하는 사람 중심의 운영 체제다. 박세진 대표는 “사람은 여전히 리더고, 에이전트는 능력 있는 팀원”이라는 철학을 강조하며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더 창의적인 일에 집중하도록 돕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세진 대표는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의 실제 적용 사례로 글로벌 기업의 성공 스토리를 공유했다. 판도라는 전 세계 6800여 개 매장과 2700개 콘셉트 스토어를 운영하면서 약 600명의 고객 지원팀이 과부하에 시달리고 있었다. 판도라는 에이전트포스를 기반으로 AI 퍼스널 쇼퍼 ‘젬마’를 구축했다. 젬마는 고객의 취향과 구매 상황을 파악해 실시간 상품을 추천한다. 박 대표는 “판도라는 온라인 고객에게도 매장 수준의 보석 같은 경험을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24시간 대응으로 고객 만족도와 구매 전환율을 급격히 높였다”고 전했다. 

페덱스는 하루에 페타바이트급 데이터를 생성하지만, 전 세계 곳곳의 시스템에 데이터가 분산돼 있어 미배송 고객과 견적 포기 고객을 파악할 수 없었다. 페덱스는 세일즈포스의 ‘데이터 360’을 채택해 영업 정보, 배송 정보, 웹 활동 데이터를 단일 플랫폼으로 통합했다. 박세진 대표는 “페덱스는 데이터 360 기반으로 1년 만에 ROI 200%를 달성했다”며 “데이터가 정리되자 AI가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페덱스는 영업뿐 아니라 내부 IT 서비스와 고객 문의 대응에도 에이전트포스를 적용해 고객 문의 응대 속도를 개선하고 케이스 해결 역량을 강화했으며, 고객 전환율이 13% 상승했다고 밝혔다.

펩시코는 전 세계 12만5000명의 현장 영업팀이 대형 매장 위주로 관리하면서 중소형 매장의 재고 부족과 매출 손실이 반복되는 문제를 겪고 있었다. 펩시코는 에이전트포스로 매장 진열과 프로모션을 자동화하고, 현장 방문 없이도 AI 에이전트가 실시간으로 매장 상황을 파악해 적절한 재고를 배송하도록 했다. 

에이전트포스 360의 핵심은 단일 플랫폼 위에 데이터 360을 중심으로 모든 비즈니스 기술을 통합하는 것이다. 박세진 대표는 “사람은 비즈니스 도메인을 이해하고 전략을 그리는 존재고, 에이전트는 실행과 기업 프로세스 운영을 책임지는 존재”라며 “이러한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순간 기업은 사람 중심의 자동화로부터 완전히 새로운 경쟁력을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영업에서는 리드 선별, 콜 요약, 다음 액션 추천을 에이전트가 직접 수행하고, 서비스에서는 지식 문서 기반으로 케이스를 자동 분류하고 해결 시간을 대폭 압축한다. 마케팅에서는 고객과 양방향 소통하며 실시간 캠페인 최적화를 수행한다. 박세진 대표는 AI 시대의 새로운 개념으로 컨텍스트(맥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데이터만 있는 조직은 많지만, AI가 똑똑해지기 위해서는 컨텍스트가 연결돼야 한다”며 “고객이 신규인지 기존 고객인지, 위급 상황인지, 어떤 감정 상태인지 등 맥락에 대한 이해가 에이전트를 똑똑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세진 대표는 최근 세일즈포스가 데이터 통합 기업 인포매티카 인수로 엔터프라이즈 데이터 시맨틱 레이어 혁신 속도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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