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열풍에 무릎 통증 급증…젊은 층 ‘러너스 니’ 주의보
무릎 질환, 50대 이상 94%지만 젊은층도 5년 새 12% 증가…조기 진단·근력 관리가 핵심
젊은 세대 사이에서 러닝과 등산이 건강 관리와 여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힙한 운동’으로 자리 잡았다. SNS 인증과 플로깅(조깅하며 쓰레기 줍기) 문화까지 더해지며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운동 뒤 무릎 앞쪽이 시큰하거나 뻐근하다고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이런 증상은 ‘러너스 니(Runner’s Knee)’로 불리는 과사용성 무릎 통증의 초기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무릎관절증으로 진료받는 환자는 전통적으로 50대 이상이 94% 이상을 차지하지만, 최근 5년간 20~30대 환자 비율은 12% 증가했다. 활동량이 많은 젊은 층에서도 무릎 질환이 늘고 있어, 러너스 니는 전 세대가 유의해야 할 질환으로 꼽힌다.
‘러너스 니’는 특정 단일 질환명이 아니라 달리기나 점프처럼 무릎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활동으로 인해 생기는 통증 전반을 말한다. 달리기는 한 걸음마다 체중의 3~5배 하중이 무릎에 실리고, 등산 내리막길에서는 4~6배 하중이 관절에 집중된다. 여기에 허벅지 근력 불균형(특히 내측광근 약화), 평발, 다리 정렬 이상, 갑작스러운 운동량 증가, 단단한 노면에서의 러닝, 잘못된 러닝 폼 등이 겹치면 관절 마찰이 커져 손상 위험이 커진다.
대표적 증상은 계단을 오르내릴 때 앞무릎 통증이 심해지거나,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다. 방치하면 슬개대퇴통증증후군, 연골연화증, 슬개건염 등으로 진행할 수 있다.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아도 계단 이동이 잦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가 많은 직장인·가사 노동자에게서도 흔하다.
한양대학교 교육협력병원 센트럴병원 정형외과 이재훈 부원장은 “러닝은 심폐기능을 강화하고 전신 건강에 도움을 주는 훌륭한 운동이지만, 과도한 운동은 근골격계에 무리를 줄 수 있다”며 “운동 뒤 무릎이 시큰하거나 붓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 근육통으로 넘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러너스 니는 충분한 휴식, 냉찜질, 물리치료, 약물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된다. 예방을 위해서는 쿠션감이 좋은 러닝화를 착용하고, 운동 전후 스트레칭으로 근육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기본이다. 운동 강도와 거리는 체력에 맞춰 점진적으로 늘려야 하며, 운동 중 무릎에 열감이나 통증이 느껴지면 즉시 중단하고 냉찜질로 염증 확산을 막는 것이 좋다. 통증이 지속되면 전문의 진료를 통해 손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무릎 통증이 반복된다면 단순 피로로 넘기지 말고, 조기에 진단·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장기적인 관절 건강을 지키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