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연구 3편, 유럽심장학회 심낭 질환 가이드라인 인용
한국 연구진이 국제 진료 기준 형성에 근거 자료 제공
장성아 교수 “심낭 질환 분야 개별화 진료 중요성 커져”
삼성서울병원(원장 박승우)은 유럽심장학회(ESC)가 처음 발표한 ‘심낭 질환(pericardial disease)’ 진료 가이드라인에 병원 연구 성과 3편이 근거 문헌으로 인용됐다고 23일 밝혔다. 국내 의료기관 중 가장 많은 연구가 포함된 것으로, 한국 연구진의 임상 경험이 국제 진료 기준 형성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SC가 발표한 이번 가이드라인은 심낭염, 수축성 심낭염 등 심낭 질환의 진단과 치료 방향을 제시한 최초의 국제 표준 지침이다. 가이드라인에 인용된 국내 논문 4편 가운데 3편이 삼성서울병원 연구로, 병원 측은 “그동안의 임상 경험이 국제적으로 근거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낭 질환은 심낭 자체의 염증이나 섬유화로 발생하지만, 심부전·자가면역질환·감염·악성종양 등 다양한 기저질환과 연관될 수 있다. 증상이 비특이적이어서 조기 진단이 어렵고, 환자마다 진행 속도와 병태가 달라 개별화된 치료 접근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삼성서울병원은 2009년 심낭 질환 클리닉을 개설해 국내에서 가장 먼저 전문 진료 체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순환기내과 장성아·김은경 교수와 심장외과 정동섭 교수를 중심으로 진단·수술·약물치료 등 다학제 협진을 운영하고 있다.
병원 연구팀은 다수의 임상 결과를 통해 심낭 절제술의 적응증과 시기, 예후를 분석해 치료 기준을 세우고, 관상동맥 석회화 검사를 활용한 고위험 환자 선별법을 제시했다. 또한 악성종양 환자에서 동반되는 심낭염의 치료 방향을 실제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립해 복잡한 임상 상황에서의 치료 근거를 마련했다.
장성아 순환기내과 교수는 “심낭 질환은 원인과 임상 양상이 다양해 정확한 진단과 개별화된 치료 전략이 필수적”이라며 “삼성서울병원은 복잡한 환자를 통합적으로 진료하며 고난도 수술과 협진 경험을 축적해왔다”고 말했다.
다만 ESC 가이드라인에 포함된 인용 논문은 국제 학회가 참고한 근거 자료의 하나로, 특정 기관의 의견이 직접 반영된 것은 아니다.
삼성서울병원은 앞으로도 CT·MRI 등 영상 기반 정밀 진단과 희귀 심낭 질환 연구를 확대하고, 고난도 수술 역량을 강화해 아시아 내 심낭 질환 진료의 중심적 역할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