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발 프로테오믹스 기술, 한미약품 비만 신약 기전 규명에 활용
국내 단백질체 분석 플랫폼 ‘PASS’, 근육·지방 단백체 변화 규명에 기여
국내 기업이 개발한 프로테오믹스 기술이 한미약품의 신개념 비만 신약 연구에 활용됐다.
프로테오믹스(단백질체학) 기반 정밀 의료 기술 기업 베르티스(대표 노동영, 한승만)는 한미약품이 지난 9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당뇨병학회(EASD 2025)에서 발표한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HM17321’의 연구에 프로테오믹스 분석을 지원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국내 기술이 글로벌 학회 무대에서 신약의 작용 기전을 규명하는 데 과학적 근거를 제공한 사례로 평가된다.
HM17321은 근육량 증가와 지방 감량을 동시에 유도하는 새로운 기전의 후보물질이다.
이 연구에서 베르티스의 프로테오믹스 분석 플랫폼 ‘PASS(Pan-omics Analysis Service & Solution)’가 근육 및 지방 조직의 단백체 변화를 정밀 분석했다. PASS는 질량분석 인프라와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 해석 기술을 결합한 단백체 분석 서비스다.
이번 연구에서는 고성능 질량분석기 ‘Orbitrap Astral’ 기반 기술과 베르티스의 분획 기술(COFFER)을 적용해 기존 대비 약 20% 높은 단백질 동정률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근육 조직에서 1만 개 이상의 단백질을 식별하고, mTOR 신호전달 및 단백질 합성 경로의 활성화, 위성세포 관련 단백질 변화를 정량적으로 분석했다. 지방 조직에서는 지방 대사 및 항염증 관련 단백질 조절 양상을 확인해, HM17321의 근육 강화 및 지방 선택적 감량 기전을 뒷받침하는 데이터를 확보했다.
베르티스는 이번 분석이 단백질 복잡도가 높아 연구가 어려운 골격근 조직에서 기존 대비 높은 수준의 단백체 분석 커버리지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자사의 프로테오믹스 분석 기술이 실제 신약 작용기전 해석에 기여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츠앤마켓츠(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전 세계 프로테오믹스 시장은 2023년 약 368억 달러(약 48조 원)에서 2028년 729억 달러(약 95조 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임상 진단 분야의 시장 규모는 377억 달러(약 5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신약 개발과 바이오마커 발굴 과정에서 단백체 분석 기술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베르티스 바이오마커연구소 강운범 소장은 “PASS는 국내외 제약사와의 협업을 통해 정밀진단과 신약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며 “이번 프로젝트는 국내 프로테오믹스 기술이 신약 후보의 작용기전 해석에 실질적으로 활용된 의미 있는 사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