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검색 60% 제로클릭, 2027년 앱 사용량 22% 감소 전망
오픈AI·구글 커머스 진출, 콘텐츠 구조화·채널 확장 필요
“핵심은 연결”… 에이전트 마케팅으로 로열 고객 관리가 해법

김정수 세일즈포스 코리아 솔루션 엔지니어는 “AI로 인해 소비자의 검색 방향이 바뀌면서 마케팅도 변화가 필요하다”며 “앞으로 콘텐츠 구조화, 디지털 활동 강화, 사용자 의도에 맞는 콘텐츠 등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원 기자

“이제 우리들은 ‘양재동 맛집’을 검색할 때 식당 홈페이지까지 들어가지 않습니다. 인공지능(AI)이 리뷰까지 요약해 알려주기 때문이죠.”

김정수 세일즈포스 코리아 솔루션 엔지니어가 16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에이전트포스 디지털 서밋’에서 공개한 ‘제로클릭 시대’의 서막이다. 제로클릭은 인터넷 검색에서 사용자가 포털이나 홈페이지 등에 클릭없이 AI로 한 번에 정보를 얻는 것을 뜻한다.

그는 “AI로 인해 소비자의 검색 방향이 바뀌면서 마케팅도 변화가 필요하다”며 “앞으로 콘텐츠 구조화, 디지털 활동 강화, 사용자 의도에 맞는 콘텐츠 등을 이뤄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마케터 고충 “검색해도 클릭 안 하고, 앱도 안 쓴다”

실제로 글로벌 디지털 마케팅 분석기관 WSI 보고에 따르면 구글 검색 결과의 60%가 제로클릭 검색으로 끝나고 있다. 김 엔지니어는 “과거에는 맛집을 검색하면 맛집 리스트를 클릭해서 각 식당 홈페이지에 들어가 리뷰와 사진을 확인했지만, 이제는 AI에 구체적인 조건을 말하면 리뷰 요약까지 제공받는다”고 설명했다.

이런 변화는 해외여행 계획에서도 마찬가지다. “추석 연휴 해외여행 일정도 이제 AI를 통해 짜는 시대가 됐다”며 “소비자들이 개별 여행사 사이트를 일일이 방문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젊은 세대일수록 이러한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소비자 80%가 제로클릭 검색이 자신의 전체 검색 중 40%를 차지한다고 답했으며, 젊은 세대일수록 그 비중이 더 높았다. 김 엔지니어는 “마케터들이 검색엔진최적화(SEO)로 열심히 웹사이트 방문을 유도해도, 소비자들이 검색 결과에서 바로 정보를 얻고 떠나버린다”고 토로했다.

제로클릭 검색에 이어 앱 사용량 감소도 AI로 파생된 변화다. 가트너는 2027년까지 AI 어시스턴트의 영향으로 앱 사용량이 2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개별 앱을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정보를 검색하는 불편함이 줄은 것”이라며 “AI 어시스턴트 앱에 검색을 요청하면 양질의 데이터를 바로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빅테크 커머스 비즈니스 진출, 대응책은?

또 다른 변화는 오픈AI와 구글 같은 대형 AI 서비스들이 커머스 비즈니스에도 진출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김 엔지니어는 “오픈AI는 챗GPT를 통해 결제와 주문이 가능한 서비스를 출시했고 수익 배분을 발생시키겠다고 선언했다”며 “구글은 AI 모드를 통해 고객에게 맞는 상품을 추천하고 가격 변동 정보까지 확인해 주는 상품 추적기 서비스를 발표했다”고 소개했다.

이는 기업들에게 이중의 위험을 의미한다. 기업 웹사이트나 앱의 정보를 소비하는 주체가 사람이 아닌 AI 엔진이 될 수 있고, 동시에 기존 고객들을 대형 AI 서비스들이 가져갈 수 있어서다. 김 엔지니어는 “이런 상황에서 마케터들은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렇다면, 마케터들은 어떤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까. 김 엔지니어는 세 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먼저 콘텐츠 구조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 구글 같은 검색엔진에 맞춰 웹페이지를 최적화했던 것처럼, 이제는 AI 검색에 맞춰 콘텐츠를 재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FAQ나 리스트 같은 형태로 만들어서 AI가 개요를 먼저 보여주고 세부 사항을 나중에 제공하는 방식에 적합하게 바꿔야 한다.

디지털 활동 영역도 확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AI 서비스는 자사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 블로그, 외부 플랫폼 등에서 광범위하게 정보를 수집한다. 따라서 자사몰 위주로 콘텐츠를 올리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채널에서 브랜드 활동을 늘려야 한다.

사용자 의도 파악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이 특정 브랜드를 검색할 때 어떤 정보를 원하는지 미리 파악해서 그에 맞는 콘텐츠를 준비해야 AI가 해당 브랜드 정보를 인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 트렌드를 이해하고 브랜드 정보 노출을 늘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근본적 해법 ‘에이전트 마케팅’… 핵심은 ‘연결’

하지만 그는 이런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근본적인 해법으로 ‘에이전트 마케팅’을 제시했다. “결국 핵심은 연결”이라고 강조하며 “제로클릭 현상과 모바일 앱 트래픽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브랜드 로열티를 가진 고객들을 잘 관리하고 연결해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고객과의 연결 방식도 더욱 적극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과거에는 고객이 상품을 구매하고 리뷰를 등록하는 수준에서 그쳤지만, 이제는 리뷰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적극적으로 파악해서 다음 케팅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엔지니어는 AI 에이전트와 기존 챗봇의 차이점도 강조했다. 챗봇이 정해진 규칙에 따라 정해진 답변만 제공한다면, AI 에이전트는 자율적으로 사고하고 목표 지향적으로 해답을 도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론 기능을 탑재해 사람이 생각하는 연관관계를 추적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관련 사례로 웹사이트 트래픽 20% 증가 요청을 들었다. “이번 달 웹사이트 트래픽을 20% 늘리고 싶다”고 에이전트에게 물어보면 단순한 답변이 아니라 캠페인 목표 설정부터 세그먼트 구성, 핵심 메시지까지 종합적인 해법을 자율적으로 제안한다는 것이다.

에이전트는 기획에서 그치지 않고 실행까지 담당한다. 캠페인 기획안 생성, 세그먼트 생성, 메시지 발송까지 액션을 자동화할 수 있어 기존 챗봇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일즈포스는 ‘에이전트 빌더’라는 툴을 통해 기업들이 자사 브랜드에 최적화된 AI 에이전트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마케팅 콘텐츠 생성, 마케팅 기획, 세그먼트 분석 등 다양한 전문 에이전트 활용이 가능하며, 외부 채널의 리뷰나 평점 정보도 웹 크롤링 기술로 수집해 상품 피드백 분석에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홈으로 이동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