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중국 저장대 공동연구, 7년 장기 추적 결과 JACC 게재

심장 혈관이 40~70% 막힌 중등도 관상동맥협착증 환자에서 스텐트 시술을 결정할 때 활용되는 두 가지 검사법, 혈류량을 직접 측정하는 분획혈류예비력(Fractional Flow Reserve, FFR)과 혈관 상태를 초음파로 관찰하는 혈관내초음파(Intravascular Ultrasound, IVUS)가 장기적으로는 유사한 임상 결과를 보였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다만 불필요한 시술을 줄이는 효과는 FFR이, 재시술을 예방하는 효과는 IVUS가 두드러졌다.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에 활용되는 대표적 검사 방법. 혈류량을 측정하는 분획혈류예비력(FFR)과 혈관 상태를 관찰하는 혈관내초음파(IVUS).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구본권·양석훈·황도연·강지훈 교수와 중국 저장대 공동 연구팀은 한국·중국 18개 기관에서 모집된 환자 1,682명을 최대 7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를 15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미국순환기학회지(JACC, IF 22.3)’에 게재됐다.

분석 결과, 사망·심근경색·재관류술(막힌 혈관에 다시 혈류를 공급하는 시술)을 포함한 주요 심장 사건 발생률은 FFR군 23.1%, IVUS군 20.9%로 차이가 없었다. 사망과 심근경색 발생률 역시 두 군 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재관류술 비율은 FFR군이 IVUS군보다 높았다(6.6% vs 3.9%). 연구팀은 초기에는 약물 치료만 받았던 환자가 시간이 지나 시술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FFR군과 IVUS군의 장기 임상 결과 비교. 사망·심근경색 발생률은 차이가 없었지만, 재관류술은 IVUS군에서 더 낮았다.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그럼에도 전체 추적 기간 동안 누적 스텐트 시술률은 FFR군이 더 낮았다. 7년간 IVUS군 환자의 60.5%가 스텐트 시술을 받은 반면, FFR군은 38.8%로 절반 가까이 적었다. 연구팀은 “스텐트 삽입은 환자에게 침습적 부담이 있는 만큼, FFR 전략은 전체 시술 건수를 줄이는 데 유리했고, IVUS는 시술 이후 장기적 재발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7년 추적 결과, 누적 스텐트 시술률은 FFR군(38.8%)이 IVUS군(60.5%)보다 낮았다.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환자별 맞춤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근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시술 합병증 위험이 높거나 다른 수술을 앞둔 환자는 불필요한 시술을 줄이는 FFR 검사가 적합할 수 있고, 병변 재발 가능성이 높아 초기부터 적극적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IVUS를 활용해 스텐트 위치와 크기를 최적화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구본권 교수는 “이번 연구는 두 검사법을 장기간 직접 비교한 최초의 무작위 대조 연구”라며 “중등도 관상동맥협착증 환자의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 가이드라인 개정과 임상 진료 표준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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