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일병원 고도일 원장/제공=고도일병원

두통은 일상 속에서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찾아오는 흔한 증상이다. 스트레스가 심할 때, 피로가 누적될 때, 혹은 감기처럼 비교적 가벼운 질환에서도 두통이 동반되고는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통이 찾아오면 진통제를 복용하거나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증상을 관리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을 활용해도 두통이 계속 나타나거나 약효가 점점 떨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해당 상태가 지속된다면 두통 원인을 조금 더 깊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흔히 간과하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경추성 두통이다. 경추성 두통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목뼈, 즉 경추의 이상에서 비롯되는 두통이다. 머릿속 혈관이나 뇌신경의 이상이 아니라 목, 어깨 근육의 과도한 긴장 나아가 경추 주변 인대나 디스크의 문제 등으로 인해 두통이 발생하는 것이다. 특히 경추 주변의 신경이 압박을 받을 때 통증이 머리로 전달되며 두통을 일으킨다. 이처럼 원인은 목에 있지만 통증은 머리에서 느껴지는 전이성 통증의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경추성 두통은 주로 뒷머리에서 시작되어 한쪽 머리로 퍼지는 경우가 많다. 목을 돌릴 때 통증이 심해지거나 목 주변의 뻣뻣함, 어지럼증, 귀울림, 손발 저림 등의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될 수도 있다. 특히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는 현대인들에게 경추성 두통이 점점 더 흔하게 나타난다. 장시간 고개를 숙이거나 목을 앞으로 내미는 자세가 반복되면 경추의 정렬이 무너지고 목과 어깨 근육이 과도한 긴장을 하게 된다. 이러한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면 결국 목 주변 신경이 압박을 받으며 두통으로 이어진다.

뿐만 아니라 턱을ㄹ 괴거나 한쪽으로만 음식을 씹는 습관, 한쪽으로만 누워 자는 잘못된 수면 자세도 경추성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사무직 종사자, 수험생 등 장시간 동일한 자세를 유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러한 증상이 더욱 빈번하게 보고된다.

이처럼 경추성 두통은 일반적인 두통과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심지어 편두통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머리 한쪽으로 국한된 통증, 빛과 소리에 대한 민감성, 메스꺼움 등이 동반될 수 있지만 편두통보다 증상이 다소 가볍고 빈도도 낮은 경향이 있다. 다만 목을 움직일 때 통증이 심해진다면 경추성 두통을 의심해볼 수 있다.

두통의 정밀 진단을 위해 의료진 병력 청취 및 의학적 검사가 필수적이다. 필요 시 경추 엑스레이, CT, MRI 같은 영상검사를 통해 경추의 구조적 문제를 확인하기도 한다. 때로는 진단을 확정하기 위해 경추 신경 차단 주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해당 시술 후 통증이 호전된다면 경추성 두통으로 진단할 수 있다.

치료는 근본 원인인 경추의 이상을 교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표적인 비수술적 치료법으로 도수 치료가 있다. 숙련된 의료진이 직접 손으로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키고 잘못 정렬된 경추를 바로 잡아 통증을 완화하는 방법이다. 절개나 마취가 필요하지 않고 약물 부작용의 위험이 적어 만성 질환자도 비교적 안전하게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약물치료로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근육이완제, 가바펜틴 같은 항경련제, 필요 시 항우울제 등이 두통 조절에 쓰일 수 있다. 증상이 심한 경우 후두신경 차단술, 상부경추 신경차단술 등이 시행되기도 한다. 이 외에도 마사지, 자세 교정, 요가, 명상, 심호흡 훈련 등을 통해 목과 어깨 근육의 긴장을 완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으로 일상에서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사용 시 목을 앞으로 내미는 습관을 피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한 시간 이상 동일한 자세를 유지하기보다는 주기적으로 스트레칭을 통해 경직된 목과 어깨 근육을 풀어주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며 "두통이 항상 머릿속 문제에서 비롯된다고 단정짓기보다는 혹시 내 목이 원인이 아닌지 한번쯤 점검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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