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오아후 섬이 거대한 갤러리로...백만 달러 규모 공공예술 '와히 파나' 완성
세계적인 휴양지 하와이가 관광 명소를 넘어 문화예술의 무대로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다. 특히 오아후 섬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갤러리로 만드는 야심찬 프로젝트가 올 가을 드디어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하와이 공공예술 프로젝트 "와히 파나: 이야기가 깃든 장소(Wahi Pana: Storied Places)"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단계가 올 가을 오아후 섬 전역에서 공개된다고 하와이 호놀룰루 문화예술국이 발표했다. 블룸버그 자선재단이 약 백만 달러 규모로 지원하는 이 대규모 프로젝트는 하와이 원주민 및 하와이 기반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섬 곳곳에 문화적 의미를 새겨 넣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독특한 점은 관광객과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공간들이 예술 작품의 무대가 된다는 것이다. 오아후의 공공버스 '더 버스'에는 아티스트 코리 타움이 오아후라는 장소와 이를 가로지르는 버스를 매개로 사람과 땅의 긴밀한 관계를 표현한 랩핑 아트가 설치됐다.
세계적인 관광 명소인 레아히(다이아몬드 헤드)에는 하와이의 정서를 담은 시 표지판이, 군사 박물관이 자리한 포트 드러시 공원에는 하와이 전사를 추모하는 조각 작품이 각각 들어섰다. 이처럼 총 11개의 설치미술 작품이 오아후 섬 전역의 공공장소에 배치되어 섬 전체가 하나의 야외 미술관으로 기능하게 됐다.
와히 파나 프로젝트는 단순한 미적 즐거움을 넘어 깊은 문화적 의미를 담고 있다. 하와이 원주민의 서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알리고, 현지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적극 지원하며, 관광객과 주민이 함께 하와이의 문화와 자연을 존중할 수 있도록 인식을 확산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궁극적 목표다.
특히 하와이어로 '이야기가 깃든 장소'를 뜻하는 '와히 파나'라는 프로젝트명 자체가 각 장소가 지닌 고유한 역사와 문화적 맥락을 중시한다는 철학을 잘 보여준다.
관광객들의 편의성도 세심하게 고려됐다. 블룸버그 재단의 'Bloomberg Connects: Arts+Culture' 앱을 통해 작품별 상세 설명과 참여 아티스트 소개를 모바일로 확인할 수 있으며, 한국어 서비스도 지원돼 한국 관광객들도 언어 장벽 없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와히 파나 프로젝트는 지난 2월부터 순차적으로 공개되기 시작해 올 9월 마지막 4개 작품이 설치되며 완성된다. 작품들은 더 버스를 비롯해 포트 스트리트 몰, 포트 드러시, 레아히(다이아몬드 헤드), 카피올라니 공원, 하나우마 베이 자연보호구역, 코코 크레이터 식물원, 카헤 포인트 비치 파크, 호오말루히아 식물원, 할레이바 비치 파크, 차이나타운 게이트웨이 플라자 등 오아후 섬 전역에 설치됐다.
모든 작품은 2028년 2월까지 전시될 예정으로, 향후 3년여 동안 하와이를 찾는 관광객들과 현지 주민들에게 특별한 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