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비만학회, ICOMES 2025서 ‘비만 팩트시트 2025’ 발표

지난 10년간 꾸준히 늘어난 국내 성인 비만율은 최근 3년간 38%대에서 정체됐다. 그러나 성별·세대 간 건강 양극화는 오히려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비만학회는 4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국제비만·대사증후군 학술대회(ICOMES 2025) 기자간담회에서 ‘비만 팩트시트 2025’를 공개하며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대한비만학회가 9월 4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ICOMES 2025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만 팩트시트 2025’를 발표했다. /사진=김정아 기자

국내 성인 비만율은 2014년 31.1%에서 2023년 38.4%로 10년 사이 7%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최근에는 38%대에서 정체된 모습이지만, 남성의 절반(49.8%)이 비만으로 집계돼 여성(27.5%)의 두 배에 달했다. 특히 35~39세 남성 비만율은 57.0%로 가장 높았고, 여성은 75~79세에서 42.1%를 기록했다. 반면 20대 여성의 14.1%는 저체중으로 분류돼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최근 10년간 국내 성인 비만율 추이. 남성 비만율은 꾸준히 증가해 2023년 절반에 달했고, 전체 비만율은 최근 3년간 38%대에서 정체됐다. /자료=대한비만학회

소아·청소년 비만율은 2014년 19.5%에서 2021년 29.2%까지 치솟았다가 2023년 22.1%로 낮아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급격히 늘었던 비만율이 완화된 것으로 풀이되지만, 여전히 10년 전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학회 측은 이러한 추세가 세대 간 건강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만은 만성질환과도 밀접했다. 비만군의 당뇨병 유병률은 비비만군보다 최대 13배 높았으며, 고혈압·고콜레스테롤혈증·대사증후군 위험도 2~5배 이상 증가했다. 학회는 비만을 단순한 생활 습관 문제가 아닌 만성질환으로 인식하고 조기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치료 환경의 불균형도 과제로 지적됐다. 현재 국내에서는 대사수술을 제외한 대부분의 비만 치료가 비급여로 이뤄져 환자 부담이 크다. 반면 미국과 일본에서는 GLP-1 계열 신약을 보험에 포함해 활용하고 있다. 학회는 비만을 만성질환으로 규정하고 생활습관 개선, 환경 조성, 약물·수술 치료 등 다각적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의료비 절감과 사회경제적 부담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민선 대한비만학회 이사장(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은 “비만은 개인의 차원을 넘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이고 진행성 질환”이라며 “ICOMES 2025는 전 생애를 관통하는 비만 관리의 중요성을 재조명하고, 국제 협력을 통해 과학적 근거와 정책적 해법을 아우르는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ICOMES 2025는 ‘요람에서 무덤까지(From Cradle to Grave)’를 주제로 6일까지 열린다. 학술 프로그램은 임상·기초·영양·운동·정신건강을 아우르며, 미국비만학회(TOS), 유럽비만학회(EASO)와의 공동 세션, 차세대 연구자 세션 등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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