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간단한 웨어러블 뇌파 기기와 인공지능(AI) 모델을 활용해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를 높은 정확도로 구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소규모 단일기관 연구라 추가 검증이 필요하지만, 비교적 저렴한 장비로 치매를 조기 구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파낙토스(대표 박병운)는 자사 연구소와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연구팀이 수행한 연구가 네이처 포트폴리오 산하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4월 게재됐다고 3일 밝혔다. 논문 제목은 ‘2채널 뇌파 특성을 활용한 치매 분류(Dementia classification using two-channel electroencephalography features)’다.

이미지 제공=파낙토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환자 29명과 정상 대조군 54명, 총 83명을 대상으로 전두부에 간단히 부착하는 웨어러블 뇌파 기기 ‘뉴로하모니(Neuroharmony S)’로 뇌파를 측정했다. 이후 AI 분석 모델(XGBoost)을 적용해 데이터를 학습시킨 결과, 특정 뇌파 지표(피크 주파수, PF) 하나만으로도 치매 환자와 대조군을 97.05%라는 균형 정확도(balanced accuracy)로 구분할 수 있었다.

이 수치는 고가의 MRI·PET 장비를 쓰지 않고도 치매 환자를 가려낼 가능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연구 규모가 80여 명에 불과하고, 모두 한 기관에서 모집된 만큼 외부 검증을 거치지 않은 단계라는 한계가 있다. 특히 대조군 중 상당수는 임상 치매척도(CDR) 0.5로 경도인지장애(MCI) 가능성이 있어, 실제 ‘정상군’과의 구분 성과로 해석하는 데는 주의가 필요하다.

논문 교신저자인 안상준 교수(국제성모병원 신경과)는 “전두부 뇌파와 AI 모델을 활용해 치매를 보조적으로 선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향후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다기관 연구를 진행해 재현성을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웨어러블 EEG로 치매 조기 구분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도, 표본이 작고 외부 검증이 없어 당장 임상 진단 도구로 쓰기에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치매 진단을 대체하기보다는 보조 도구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라는 평가다.

파낙토스는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다기관 임상 연구와 뇌파 기반 치매 관리 솔루션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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