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성심병원, 전립선암 단일공 로봇수술 국내 첫 성과…요실금 회복 앞당겨
복강 대신 방광 통한 수술 진행…안전성·효용성 초기 성과, 학계서도 주목
전립선암 수술 후 흔히 나타나는 요실금과 성기능 저하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새로운 로봇수술법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보고됐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비뇨의학과 정재훈 교수팀은 방광 내부를 통해 수술하는 ‘경방광 단일공 로봇수술’을 국내 최초로 시행해, 초기 사례에서 안전성과 효용성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정 교수팀이 시행한 경방광 단일공 로봇수술은 다빈치 SP 장비를 활용해 복부를 절개하지 않고 방광 내부를 통해 전립선을 절제하는 방식이다. 방광경부와 신경혈관다발을 보존하고 요도 길이를 유지해 요실금과 성기능 회복을 돕는 장점이 있다.
기존 다공(多孔) 로봇수술은 기능 보존 효과는 있었지만, 암세포가 절단면에 남을 위험(절단면 양성률)이 15~40%에 달하는 한계가 있었다. 정 교수팀의 경방광 단일공 수술법은 절단면 양성률을 높이지 않으면서도 요실금 회복 속도를 앞당기는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초기 사례 보고(case series) 단계여서 향후 대규모 임상 검증이 필요하다.
특히 고령 전립선암 환자의 경우 당뇨·고혈압·심혈관질환 등 동반 질환이 많아 복강을 경유한 수술 시 장 유착이나 장폐색 위험이 크다. 방광 내부에서만 수술이 이뤄지는 이번 방식은 통증과 출혈을 줄이고, 기능 보존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방광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집도해야 하는 고난도 수술인 만큼, 집도의의 숙련도가 필수적이라는 점도 지적된다.
경방광 단일공 로봇수술은 2023년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카욱(Kaouk) 교수가 세계 최초로 100건 이상을 보고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정재훈 교수가 처음으로 성과를 발표했으며, 현재까지는 유일한 집도 사례로 알려졌다. 이번 성과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Urologic Oncology에 게재됐으며, 대한비뇨기종양학회 최우수 논문상에 선정돼 학문적 의미도 인정받았다.
정재훈 교수는 “이 수술법은 골반강을 박리하지 않아 근육 손상을 줄이고 배뇨 기능 회복을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된다”며 “암 절제 성과와 함께 환자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