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셰익스피어 맥베스를 히치콕 스타일로 재해석한 세계적 이머시브 시어터
- 대한극장을 7층 규모 매키탄 호텔로 완전 변신, 역사상 최대 스케일

슬립노모어 서울(Sleep No More Seoul) 미디어 간담회 현장(사진촬영=서미영 기자)

뉴욕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세계적 이머시브 시어터 〈슬립노모어 서울(Sleep No More)>이 내일(21일) 공식 개막을 앞두고 매키탄 호텔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슬립노모어 서울〉 주최·제작사인 미쓰잭슨의 박주영 대표와 함께 원작사 펀치드렁크(Punchdrunk)의 펠릭스 바렛(Felix Barrett) 창립자 겸 연출, 맥신 도일(Maxine Doyle) 공동 연출 및 안무가, 콜린 나이팅게일(Colin Nightingale) 프로젝트 어드바이저, 사이먼 윌킨슨(Simon Wilkinson) 조명 디자이너, 데이비드 이스라엘 레이노소(David Israel Reynoso) 의상 디자이너, 리비 보건(Livi Vaughan) 디자이너 등 핵심 창작진 6명이 참석했다.

펜치드렁크의 창립자이자 세계적인 이머시브 시어터의 패러다임을 창조한 공연계 혁신가로 평가받는 펠릭스 바렛 연출은 "이머시브 시어터는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하나의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며 "관객들을 이 세상의 중심으로 떨어뜨려 살아 숨쉬는 환경에서 자유롭게 모험을 떠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관객들은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에 나오는 맥베스 캐릭터를 따라갈 수도 있고, 주변 인물을 따라갈 수도 있으며, 이 환경과 건물 전체를 돌아다니면서 주어진 환경들을 따라갈 수도 있다"며 "여기에는 정답도 옳고 그름도 없다"고 강조했다.

감정과 공간을 춤으로 만드는 이머시브 무브먼트의 대가인 맥신 도일 공동 연출은 "〈슬립노모어〉의 아름다움 중 하나는 움직임과 안무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한다"라며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와 레이디 맥베스 이야기를 따라가지만 그 외에도 18개의 다양한 드라마가 건물 전체에 걸쳐 전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50억원 투입, 슬립노모어 역사상 최대 규모로 재탄생
박주영 대표는 "2013년 뉴욕에서 처음 〈슬립노모어〉를 보고 머릿속으로만 상상했던 꿈 같은 장르가 탄생해 너무 고마웠다"며 "그 기쁨을 한국의 열정적인 관객들과 함께 하고 싶어 지난 10년 넘게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초기 투자비로 250억원 정도를 유치해 투입했다"며 "〈슬립노모어〉 역사상 가장 큰 스케일로 제작된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슬립노모어 서울〉 주최·제작사인 미쓰잭슨의 박주영 대표(사진촬영=서미영 기자)

충무로 대한극장을 7층 규모의 매키탄 호텔로 탈바꿈하는 과정에 대해 박 대표는 "11개의 영화관으로 구성된 멀티플렉스를 단순히 개조하기보다는 매키탄 호텔이라는 새로운 세계관을 몰입감 있게 고객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관객들이 이 공간에 들어오자마자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연출 부분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썼다"며 "건축 설계부터 관객 동선, 미술 디자인, 조명, 음향, 소품, 심지어 먼지 한 톨까지 연출 의도가 담겨 있을 정도로 세세한 디테일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과거 대한극장의 헤리티지와 〈슬립노모어〉의 서사를 동시에 볼 수 있는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는 새로운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23명 캐릭터의 앙상블 공연
작품 제목에 대해 펠릭스 바렛 연출은 여러 의미를 설명했다. "첫째, 맥베스가 갖고 있는 미신에 대한 믿음과 정신착란, 초자연적인 것을 표현하는 이유다. 둘째, 이게 깨어 있는 건가 잠들어 있는 건가, 이것이 꿈인가 하는 경계에 있는 모호하면서도 스릴 넘치고 마법적인 느낌을 관객들도 느끼길 바라는 의미다." "셋째, 내부적으로 농담처럼 하는 얘기인데 이 공연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말 어마어마한 업무들이 완성되어야 한다. 박주영 대표를 비롯해 모든 팀원들, 그리고 런던에서 34명의 인원이 서울에 와서 거주하면서 서울 팀원들과 함께 열심히 이 공간을 만들었는데 우리 팀원들이 잠을 많이 못 잤다. 그런 의미에서도 '슬립 노 모어'"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펀치드렁크(Punchdrunk)의 펠릭스 바렛(Felix Barrett) 창립자 겸 연출(사진촬영=서미영 기자)

작품의 콘셉트에 대해 펠릭스 바렛 연출은 "〈슬립노모어〉를 처음 만들 때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표현하고 싶었을 뿐만 아니라 이것을 살아 숨쉬는 히치콕 영화의 느낌으로 살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히치콕은 느와르 영화의 왕이고, 레이디 맥베스 캐릭터를 히치콕 영화에 주로 등장하는 팜므 파탈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모노크로마틱한 느낌과 굉장히 높은 긴장감, 멜로 드라마적 요소들이 융합되었다"고 설명했다.

1939년이라는 시대적 배경에 대해서는 "40년대로 넘어가려는 시점으로 전 세계적으로 무언가 깨어질 것 같은 분위기이자 필름 누아르 장르의 절정기였다"며 "그 시대 스코틀랜드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 즐거웠다"고 덧붙였다.

공연장 이름인 '매키탄'에 대해 박 대표는 "매키트릭이라는 호텔 이름은 히치콕 영화 '현기증'에 나오는 가상의 호텔로 알려져 있다"며 "뉴욕에서 매키트릭이라는 이름으로 공연이 이루어졌고, 상하이도 그런 맥을 이어서 매키넌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공연장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슬립노모어 서울 공연 스틸컷

관객들의 관람 포인트에 대해 박주영 대표는 세 가지 팁을 제시했다. 

"첫째, 〈슬립노모어〉는 관객이 그날 어떤 장면을 마주하고 어떤 캐릭터를 만나느냐에 따라 스토리가 달라지는 독특한 형태의 공연이다. 관객들이 주도적으로 자유롭게 공간을 탐색하면 생각지 못한 순간들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하나의 캐릭터나 스토리를 따라가기보다는 다양한 스토리와 캐릭터들을 관객의 시점에서 즐긴다면 관객만의 다양한 스토리텔러가 될 수 있다. 셋째, 공간 자체도 스토리의 일부다. 공간을 구성하는 다양한 가구나 소품, 모든 디테일이 연출 의도가 담긴 장치들이기 때문에 그 디테일들을 관찰하고 공간 전체를 탐색하면서 단서를 찾아가면 훨씬 재미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펠릭스 바렛 연출은 "이 공연의 캐치프레이즈가 있다면 '행운은 대담한 자의 편에 선다(Fortune favors the bold)'일 것"이라며 "호기심을 가진 관객만이 찾아낼 수 있는 비밀들을 건물 곳곳에 숨겨놨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단 한 명의 관객이라도 찾는다면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어디를 보더라도 찾을 만한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슬립노모어 서울〉 주최·제작사인 미쓰잭슨의 박주영 대표(사진촬영=서미영 기자)

프리뷰 기간 중 일부 관객들이 지적한 인파 몰림 현상에 대해 박 대표는 "관객들이 이러한 장르를 처음 경험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주인공 위주로 쏠리는 현상이 있었다"며 "실제 관객 수는 높지 않은데 관객이 많은 것 같은 착시 현상이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총 23명의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맥베스와 레이디 맥베스 외에도 굉장히 흥미로운 캐릭터들이 많다"며 "그런 캐릭터들의 시점에서도 스토리를 보면 훨씬 다양한 공간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펠릭스 바렛 연출은 "어떤 장면에 사람이 너무 많다면 오히려 비어 있는 다른 공간으로 갈 수 있는 기회"라며 "한 공간이 바쁘면 다른 곳에서는 비밀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한 공간에서 너무 바쁘게 사람들이 모여 있다면 바로 그 순간 다른 곳에서는 다른 비밀을 찾을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23명 캐릭터의 앙상블 공연
작품 제목에 대해 펠릭스 바렛 연출은 여러 의미를 설명했다. "첫째, 맥베스가 갖고 있는 미신에 대한 믿음과 정신착란, 초자연적인 것을 표현하는 이유다. 둘째, 이게 깨어 있는 건가 잠들어 있는 건가, 이것이 꿈인가 하는 경계에 있는 모호하면서도 스릴 넘치고 마법적인 느낌을 관객들도 느끼길 바라는 의미다." "셋째, 내부적으로 농담처럼 하는 얘기인데 이 공연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말 어마어마한 업무들이 완성되어야 한다. 박주영 대표를 비롯해 모든 팀원들, 그리고 런던에서 34명의 인원이 서울에 와서 거주하면서 서울 팀원들과 함께 열심히 이 공간을 만들었는데 우리 팀원들이 잠을 많이 못 잤다. 그런 의미에서도 '슬립 노 모어'"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슬립노모어 서울 공연 스틸컷

특히 "우리가 이 공연을 맥베스라고 부르지 않고 〈슬립 노 모어〉라고 부른 것은 진정으로 모든 개별 캐릭터 하나하나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앙상블 공연이기 때문"이라며 "누구를 따라가더라도 정말 대단한 그들만의 여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작진들은 서울 공연만의 특별함을 거듭 강조했다. 펠릭스 바렛 연출은 "이번 〈슬립노모어 서울〉이 더욱 특별한 것은 박주영 대표가 우리를 발견해주고 불러주어서 드디어 우리가 셰익스피어를 영화관에서, 원래 의도했던 것처럼 영화관에서 공연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라며 "완벽한 기회"라고 평가했다. "관객 여러분들도 마치 여러분이 영화 안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살아 숨쉬는 영화 안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의상 디자이너 데이비드 이스라엘 레이노소(David Israel Reynoso)(사진촬영=서미영 기자)

의상 디자이너 데이비드 이스라엘 레이노소는 "언어 없이 논버벌로 진행되는 공연이다 보니 디자이너로서도 비주얼적, 시각적인 것으로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며 "이 공연장의 커다란 규모와 영화관 같은 공간에 반응해서 의상을 디자인했고, 관객들이 캐릭터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영화 같은 공간을 의상에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조명 디자이너 사이먼 윌킨슨은 "새로운 공간들과 다른 곳에서는 보지 못했던 처음 선보이는 조명 효과들이 있다"며 "굉장히 대서사 같은 큰 규모의 것들도 있지만 과거에 조명적으로 표현해내지 못했던 디테일도 신경 쓸 수 있었던 대단한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슬립노모어 서울 공연 스틸컷

관객과의 근접성과 노출 장면에 대한 우려에 대해 박 대표는 "맥베스는 인간의 권력욕을 향한 원초적 욕망을 보여주는 클래식 작품으로, 그 테마를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원천적인 인간의 욕망을 시각적으로 물리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뉴욕에서 그 공연을 봤을 때 그러한 장면을 직접적으로 목격했기 때문에 훨씬 더 거기서 느끼는 감동이나 자극이 더 컸다"며 "한국의 기존 공연들이 시도하지 못했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새로운 자극과 영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대가 흐르면 기술도 발전하고 문명이 발전하는 것처럼 관객들의 수준이나 성향, 니즈도 그만큼 발전한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관객 수준에 맞는 공연을 제작자로서 제공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관객이 단순히 콘텐츠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영화 안에 있는 것 같은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관객들의 경험 영역이나 자극이 크게 확장될 것"이라며 "그러한 창작 영역에서도 국내 제작진들의 창작 영역에서도 그만큼 새로운 시도들이 공연을 통해서 생기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동안 공연이든 영화든 어떤 장르든 간에 관객들이 수동적으로 항상 콘텐츠를 바라봐야 하고 그냥 제공받아야 된다는 점에서 항상 한계를 느꼈다"며 "영화라는 굉장히 좋은 콘텐츠가 있지만 관객과 스크린이라는 경계 때문에 온전하게 몰입할 수 없다는 한계점을 느꼈는데, 이러한 공연을 통해서 관객이 단순히 그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고 영화 안에 있는 것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슬립노모어〉는 2003년 영국 런던에서 첫 제작된 이후 2009년 보스턴, 2011년부터 2025년 1월까지 뉴욕에서 14년간 오픈런으로 공연되며 '드라마 데스크 어워드'에서 독창적인 연극적 경험 부문, '오비 어워드'에서 디자인 및 안무 부문 특별상을 수상했다. 현재 중국 상하이에서도 2016년부터 SMG 라이브와 공동 제작한 공연이 진행되고 있으며, 한국 서울 공연은 뉴욕 버전의 오리지널리티를 이어가면서도 역사상 최대 스케일로 제작되었다.

〈슬립노모어 서울〉은 8월 21일 공식 개막해 9월 30일까지 매키탄 호텔에서 만날 수 있다. 러닝타임 180분, 관람 등급은 19세 이상이며, NOL 티켓을 통해 예매 가능하다. 별도 주차장은 없다.

박주영 대표는 "관객분들이 마음을 열고 여유롭게 새로운 경험을 하시길 바란다"며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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