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 상반기 매출 371억…해외 비중 92%로 역대 최대 반기 실적
전년 동기 대비 113.5% 성장…북미·AI 바이오마커 사업 쌍끌이
글로벌 시장 성장세 속 수익성 개선까지 확인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대표 서범석)이 2025년 상반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 370억 7,700만 원을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2024년 상반기(173억 7,000만 원) 대비 113.5% 증가한 수치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올해 2분기 매출은 178억 7,5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2% 늘었다. 해외 매출이 161억 7,700만 원으로 전체의 91%를 차지했고, 국내 매출은 16억 9,700만 원이었다. 해외 매출 비중은 전년 동기 83.9%에서 92%로 상승했다.
루닛은 통상 하반기에 건강검진 수요와 병원·제약사 예산 집행이 집중돼 매출이 몰리는 계절성을 보여왔다. 이런 구조에서도 상반기에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한 것은 해외 매출 확대와 고마진 사업의 성장세가 결합한 결과로 분석된다.
미국 시장 확대…볼파라 네트워크 통한 판매망 확충
루닛의 상반기 성장을 이끈 핵심 요인은 미국 시장에서의 본격적인 영업 확대다. 유방암 검진용 AI 솔루션 ‘SecondRead AI(세컨드리드 AI)’ 출시 이후 유료 전환율을 높이며 판매를 확대했고, 3D 유방촬영술 AI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DBT’는 자회사 볼파라(Volpara)의 북미 의료기관 네트워크를 통해 공급됐다.
루닛 공시 자료에 따르면, 양사 제품의 교차판매를 통해 북미에서 연간 100만 건 이상 유방촬영 분석이 이뤄지고 있다. 이는 단일 기업이 해당 규모를 처리하는 드문 사례로, 북미 시장 내 인지도와 채택률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하반기에는 미국 주요 병원·검진센터를 중심으로 판매망이 추가 확대될 예정이다.
AI 바이오마커 ‘루닛 스코프’ 매출 91% 성장
AI 기반 바이오마커 분석 플랫폼 ‘루닛 스코프’는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1% 늘었다.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 개발 과정에서 병리 슬라이드 분석 의뢰가 늘었고, 계약 규모 역시 커졌다. 루닛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분석 계약 건수는 전년 대비 약 2배 증가했으며, 일부 계약은 글로벌 20대 제약사와 체결됐다.
루닛 스코프는 종양 미세환경 분석을 통해 항암제 반응 가능성을 예측하는 솔루션으로, 임상시험 설계와 환자 선별 과정에서 활용도가 높다. 회사 측은 하반기에도 추가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수익성과 시장성 동시 강화
상반기 영업 손실률은 전년 동기 대비 76%포인트 개선됐다. 루닛은 고마진 제품 비중 확대, 북미 시장 판매망 확충, 볼파라와의 통합 시너지 효과를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이 같은 수익성 개선은 단기 실적뿐 아니라 향후 투자 여력을 키우는 기반이 된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전 세계 의료 영상 AI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16억 5,000만 달러이며, 2025~2029년 연평균 22.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도르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는 같은 기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성장률을 33% 이상으로 내다봤다. 루닛이 해외 매출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는 점은 이 같은 시장 확장성과 맞물려 있다.
서범석 대표는 “사상 최대 반기 매출과 해외 매출 비중 90%대를 동시에 달성했다”며 “미국 신제품 출시와 루닛 스코프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매출이 확대되는 하반기 계절성을 감안하면 연간 성장 모멘텀은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