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 연구, “해부학적 차이 따라 손상 유형 달라져”
MRI 기반 분석으로 예방 가능성 제시…“무릎 구조 교정 가능성도”

소아·청소년의 무릎 부상 유형이 개인의 해부학적 구조, 즉 타고난 무릎 모양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무릎 관절의 미세한 구조 차이가 특정 손상에 취약한지를 결정지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대병원 소아정형외과 신창호 교수 연구팀은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 미국 경골극 연구 그룹과 공동으로, 2009년부터 2023년까지 무릎 부상으로 병원을 찾은 18세 미만 환자 159명을 대상으로 MRI 기반 3차원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경골 바깥쪽 관절면 경사’가 크고 ‘대퇴과간 절흔 폭’이 좁을수록 특정 무릎 손상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 제공=서울대병원

연구팀은 환자군을 ▲전방십자인대 파열군(53명) ▲경골극 골절군(53명) ▲정상군(대조군, 53명)으로 나눈 뒤, 무릎 MRI 영상에서 14개의 해부학 지표를 측정했다. 분석 결과, 경골 바깥쪽 관절면의 경사가 가파를수록 전방십자인대 파열(ACL rupture)과 경골극 골절(트리플 플레이트 avulsion fracture)의 위험이 각각 1.42배, 1.33배 높아졌다.

또한 대퇴과간 절흔 폭, 즉 무릎뼈 사이 공간이 좁을수록 전방십자인대 파열 위험이 커지지만, 이 공간이 넓을 경우 보호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관절면 경사가 클수록 대퇴골이 바깥쪽으로 회전하며 무릎 전방십자인대에 과부하를 유발하고, 절흔 폭이 좁을 경우 인대가 더 많이 충돌한다는 점에서 해부학적 구조가 손상 기전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특히 소아청소년기의 구조적 특성을 정량적으로 입증한 점에서 의의가 크다. 성장판이 아직 닫히지 않은 청소년기에 특정 구조적 이상을 조기 발견하고 치료하면, 향후 스포츠 손상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됐다.

신창호 교수는 “MRI를 이용해 두 가지 주요 손상의 해부학적 차이를 정밀하게 비교 분석한 세계 최초 연구”라며 “성장판이 열려 있는 시기에는 무릎 구조를 수술로 교정할 여지가 있어, 후속 연구를 통해 손상 예방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 스포츠의학회지(The American Journal of Sports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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