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말차에 빠지다…초록빛으로 여름 공략 나선 유통가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유통업계는 여름 한정 제품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올여름은 말차를 중심으로 한 그린 컬러 식문화가 두드러진다. 피스타치오, 멜론, 말차 등 식물성 원료를 활용한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며, 짙고 깊은 풍미의 말차는 여름 식음료 시장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더 비즈니스 리서치 컴퍼니에 따르면, 전 세계 말차 시장은 지난해 약 5조2100억 원에서 올해 5조7500억 원 규모로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흐름은 건강과 감성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소비 취향과 맞물리며 유통업계 전반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 말차, 여름철 디저트·음료 시장의 중심으로
과거 건강 음료 재료로 인식되던 말차는 이제 프리미엄 디저트와 음료 전반에 걸쳐 재해석되며 소비 트렌드의 중심에 섰다. 깊은 풍미와 고급스러운 녹색은 차별화된 감각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간다.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 투썸플레이스는 제주산 프리미엄 등급 말차를 활용한 투썸 말차 시리즈를 론칭하고 음료 3종과 디저트 신제품을 동시에 선보였다. 투썸은 이를 말차 신드롬을 주도할 새로운 데일리 음료 플랫폼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시그니처 케이크 ‘떠먹는 아박(아이스박스)’을 말차 버전으로 재해석한 ‘떠먹는 말차 아박’은 진한 말차 마스카포네 크림과 다크 초코 쿠키, 말차 가나슈를 층층이 쌓은 이 디저트는 꾸덕한 식감과 독특한 숟가락형 구조로 차별화를 꾀했다.
도넛 브랜드 노티드는 여름 시즌 한정 ‘Too Mucha Matcha(투 머치 말차)’ 캠페인을 통해 말차 도넛 11종을 출시했다. 특유의 짙은 색감과 쌉싸름한 풍미가 더위 속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디저트 경험을 제공한다.
롯데웰푸드도 월드콘, 설레임, 티코 등 자사 대표 아이스크림에 말차 맛을 입힌 시즌 한정 제품을 선보이며 그린 디저트 시장에 합류했다. 제주산 녹차잎을 활용한 깊은 풍미에 짙은 녹색 패키지 디자인까지 더해 감각적 요소도 강조했다.
건강을 고려한 제품도 눈에 띈다. 대상 다이브스는 설탕 대신 대체당을 사용한 제로슈거 말차파우더를 출시했다. 국내산 어린 찻잎으로 차광재배한 프리미엄 말차를 10% 이상 함유해, 선명한 색감과 깊은 맛을 살렸다. 라떼, 빙수, 디저트 소스 등으로 활용할 수 있어 여름철 다용도로 활용도가 높다.
◇ ‘그린 썸머’ 트렌드 확산…말차·피스타치오·멜론까지
올여름 유통업계는 말차를 비롯해 피스타치오, 멜론 등 초록빛 식물성 원료를 앞세운 시즌 한정 제품을 연이어 선보이며, 소비자의 선택지를 다양화하고 있다.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네스프레소는 아이스 피스타치오 바닐라향 캡슐 커피를 선보였다. 연둣빛 마블 패턴 캡슐과 함께 차가운 우유에 어울리는 이 제품은 출시 직후 홈카페족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빠르게 품절됐다.
농심의 메론킥 역시 그린 썸머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이다. 바나나킥의 스핀오프 제품으로 출시 일주일 만에 144만 봉이 판매되며, 스낵 시장에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오리온의 촉촉한 멜론칩도 산뜻한 멜론 맛과 이색 비주얼로 소비자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말차가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식재료로 인식되며, 음료를 넘어 디저트 카테고리까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저당, 비주얼, 감성 모두를 갖춘 그린 썸머 식문화는 당분간 그 열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