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 디지털의료기기 제조인증 획득…‘골 연령 분석 AI’ 의료시장 진출 본격화
의료 인공지능(AI) 전문기업 지피(대표 성제혁)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디지털의료기기 제조 인증을 획득했다고 22일 밝혔다.
지피는 이번 인증을 체성분 분석 기반 소프트웨어형 의료기기 ‘키맵닥터(GP Solution KmapDR)’에 적용해 의료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또한 유럽 CE MDR 기준에 따라 제조자 등록을 마쳤으며, 향후 CE 마크 인증도 추진하고 있다.
키맵닥터는 소아의 체성분 분석 결과만으로 약 5분 내 골 연령을 표시할 수 있는 의료용 AI 소프트웨어다. 기존 골 연령 검사가 X-ray 영상을 기반으로 한 TW3(Tanner-Whitehouse 3) 방식에 의존해 방사선 노출이 불가피했던 것과 달리, 이 기술은 비침습적 방식으로 반복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료 현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술의 정확도는 국내외 논문을 통해 일정 수준 검증이 이뤄졌다. 지피는 국내 소아·청소년 8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비교 임상시험에서 체성분 기반 분석이 기존 TW3 방식과 ‘임상적으로 동등한 정확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올해 국제 학술지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으며, 평균 예측 오차는 0.04세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AI 모델이 생물학적 성숙도를 반영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지피는 성장기 14만 명의 체성분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SCI급 논문 5편을 발표했으며, 체성분 성장 궤적을 정량화한 연구도 국제 학술지 Children에 게재된 바 있다. 해당 연구에서는 사춘기 성장 속도, 시점, 총성장량 등의 지표를 비방사선 방식으로 추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지피는 이번 인증을 계기로 대학병원 등 3차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제품 공급을 확대하고, 미국 FDA 인허가도 추진할 계획이다.
성제혁 대표는 “방사선 노출 없는 AI 기반 골 연령 분석 기술이 의료 현장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며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는 새로운 의료 표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제품이 실제 의료 현장에 확산하기까지는 제도적·임상적 검증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기술의 정확도에 의미는 있지만, 다양한 질환군과 연령대에서 반복적 재현성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진료 보조 도구로의 활용은 가능하겠지만, 표준 진단 수단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다기관 연구와 수가 적용 등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현재 국내 골 연령 검사는 대부분 영상의학적 방식에 기반하고 있으며, 성조숙증이나 성장장애 진단 시 핵심적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체성분 분석 기반 기술이 이러한 검사를 보완하거나 일부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향후 의료진의 수용성과 제도적 뒷받침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