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모델 기반 생성형 AI로 진단 정확도 최대 99.7%… 다기관 적용 가능성도 확인

서울아산병원 연구진이 파킨슨병을 조기 진단하고, 병의 진행 양상을 예측할 수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 뇌 영상을 통해 파킨슨병을 판별하는 것은 물론, 학습한 영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질환의 진행 경과를 예측해 영상으로 생성하는 기능까지 갖춘 AI 모델이다.

김남국 융합의학과 교수, 이유진 박사, 정선주 신경과 교수로 구성된 연구팀은 도파민 수송체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DAT PET) 영상 1,934건을 학습한 생성형 AI를 통해 조기 파킨슨병 진단과 예후 예측이 가능한 모델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 모델은 복잡한 뇌 영상을 단계적으로 분해하고 재구성하는 확산모델 기반의 파운데이션 AI로, 연구팀이 자체 개발한 ‘HWDAE(Hierarchical Wavelet Diffusion AutoEncoder)’ 인코더 구조를 적용했다.

AI는 학습된 정보를 기반으로 질병의 패턴을 분석하고, 향후 뇌 영상이 어떻게 변화할지를 예측해 실제 영상과 유사한 형태로 생성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의료진이 이를 활용해 질환의 진행 양상을 시각적으로 설명하거나,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 데 참고 자료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해당 AI 모델은 세 가지 임상 과제를 통해 성능을 검증했다. 첫 번째 본태성 떨림과 초기 파킨슨병을 구분하는 작업에서 99.7%의 정확도를 기록했고, 두 번째 파킨슨병과 다계통위축증(MSA), 진행성핵상마비(PSP)를 감별하는 작업에서는 86.1%의 정확도를 보였다. 세 번째, 파킨슨병의 운동 증상 발현 시기를 예측하는 항목에서는 실제 발현 시기와 예측값 간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결정계수(R²)가 0.519로 확인됐다.

특히 두 번째 항목은 임상 현장에서 가장 구분이 어려운 신경퇴행성 질환 간 감별에 해당하는 과제로, 86% 이상의 정확도를 기록한 것은 의료적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서울아산병원 내 서로 다른 PET 촬영 장비는 물론, 외부 병원에서 수집한 영상 데이터를 사용해 모델의 일반화 성능도 확인했다. 영상 장비나 기관이 달라도 AI의 진단 정확도가 유지된다는 점에서, 실제 임상 현장 적용 가능성과 범용성이 입증된 셈이다.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이유진 연구원, 신경과 정선주 교수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김남국 융합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영상 생성에 강점을 보이는 확산모델을 활용해 다양한 파킨슨병을 조기에 진단하고 질병의 진행을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한 뒤, 실제 임상 적용 가능성까지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이 AI 모델을 다양한 퇴행성 신경질환에 적용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선주 신경과 교수는 “파킨슨병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는 동시에,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예후에 대한 정보를 예측 영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셀(Cell) 출판 그룹의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셀 리포트 메디슨(Cell Reports Medicine, 피인용지수 11.7)에 최근 게재됐다.

홈으로 이동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