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사회와의 상생 및 생태계 재생 프로젝트 후원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키스톤 제품, 후탄 배쓰 밤 출시
‘해양 플라스틱 방지’ 인증 재활용 용기 도입

기후 변화와 지속가능성이 글로벌 경제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업은 친환경 기술 도입, 사회적 책임 실천, 투명한 경영 체계 구축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특히 ESG를 통해 장기적 성장을 도모하는 기업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본지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속 가능 경영에 앞장서는 주요 기업들의 전략과 사례를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주]

기후 위기와 생물다양성 손실, 해양 오염 등 전 세계적 환경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뷰티 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단순한 친환경 활동을 넘어, 생태계 복원과 지역 공동체 상생을 함께 모색하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핸드메이드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는 실제 현장에서 실행 가능한 재생 모델을 발굴하고, 제품과 공급망 전반에 이를 적용하며 지속 가능성을 넘어선 재생(Regeneration)에 주목하고 있다.

‘러쉬 스프링 프라이즈 2025’ 강원도 영월군 청년마을 ‘밭멍’ 수상./사진=러쉬

◇ 지역 재생에서 해양 생태계까지…현장 중심의 실천

러쉬는 지난 2017년부터 영국 비영리 단체 에티컬 컨슈머와 함께 국제 시상 프로그램 러쉬 스프링 프라이즈를 운영하며 전 세계 다양한 재생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지원해오고 있다. 러쉬 스프링 프라이즈는 토양, 농업, 지역 공동체, 생물다양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태계 회복을 실천하는 활동을 대상으로 한다.

올해 6회째를 맞은 러쉬 스프링 프라이즈 2025에서는 한국 단체가 처음으로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강원도 영월군에 위치한 청년마을 밭멍은 고령화로 소멸 위기에 놓인 농촌에 청년 세대를 연결하고, 퍼머컬처 기반의 생태 교육과 실천 활동을 통해 지역과 자연이 함께 되살아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이들은 ‘밭’을 단순한 경작지가 아닌 공동체 회복의 시작점으로 삼아, 토양의 건강성을 높이고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러쉬는 이처럼 지역에 뿌리내린 재생 프로젝트에 공감하고, 후원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파트너로 참여한다. 단순 기부를 넘어 생태계와 지역 재생, 생물다양성 보전, 공동체 강화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연계하고 있다.

◇ 제품부터 포장까지 ‘재생’ 원칙 확대

러쉬는 브랜드 철학을 제품과 공급망 전반에도 적용한다. 지난 5월 출시된 배쓰 밤 후탄(Hutan)은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메시지를 담은 키스톤(Keystone) 제품군의 첫 번째 제품이다. 키스톤은 생태계 내에서 균형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종에서 영감을 받아, 보전이 시급한 서식지를 복원하고 멸종위기종을 보호하기 위해 기획된 제품군이다.

멸종위기종 보호 및 서식지 복원 위한 ‘키스톤’ 제품, ‘후탄’ 배쓰 밤 출시./사진=러쉬

후탄은 인도네시아 시메울루에 섬에 서식하는 멸종위기 긴꼬리원숭이를 모티브로 개발됐다. 제품 판매금의 75%는 현지 비영리단체 에코시스템임팩트에 기부돼 서식지 복원과 멸종위기종 보호 활동에 사용된다. 실제로 해당 지역에서는 약 1만5000헥타르 이상의 산림이 벌채되었고, 그보다 넓은 면적이 추가 개발 대상으로 지정된 상태다.

러쉬는 원재료 공급 단계에서도 생태계 보전을 우선한다. 대표적으로 리햅 샴푸와 보디 스크럽 등에 사용되는 바닷소금은 조류 친화적 방식으로 채취되며, 인근 습지 생태계 보호에도 기여한다. 이는 단순히 친환경 원료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원재료 생산지의 자연과 지역 공동체를 함께 살리는 구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

포장재에도 재생 철학이 적용된다. 러쉬는 2023년부터 영국 포장재 제조사 스펙트라 패키징과 협업해, 해안가로 유입되기 전 단계의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용기를 사용하고 있다. 해양 플라스틱 방지 인증을 받은 이 용기는 인도네시아 해안 50km 이내에서 수거된 플라스틱을 원료로 사용해, 플라스틱 오염에 취약한 지역에서 해양 쓰레기 발생을 줄이고 선순환 체계를 만든다.

러쉬는 ‘세상을 더욱 러쉬스럽게(Lusher Than We Found It)’이라는 사명을 내걸고 있다. 단순한 지속가능성에 머무르지 않고, 생태계와 지역 공동체가 스스로 회복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러쉬 관계자는 “앞으로도 제품과 원재료, 공급망, 캠페인 전반에서 재생 철학을 실천하며, ‘화장품 그 이상의 가치’를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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